
상괭이가 만삭의 몸으로 바다를 유영하고 갓 태어난 새끼를 양육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웃는 돌고래’로 알려진 상괭이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이자 남해 등에 서식하는 토종 돌고래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번식부터 양육까지 상괭이의 생애 주기를 보여주는 다양한 생태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해 1일 공개했다. 영상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한려해상국립공원 인근 바다에서 출산 시기가 다가온 만삭 상태의 상괭이가 유영하는 모습과 배냇주름(태어나서 1~2주간 몸에 나타나는 주름)을 가진 새끼 상괭이 등이 담겼다.
국립공원공단은 “특히 출산을 앞둔 만삭 상태의 모습과 출산 후 어미가 갓 태어난 새끼를 양육하는 장면은 해양 포유류인 상괭이의 전반적인 생애 활동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10개월 임신해 새끼 낳아…사냥 가르쳐
이빨고래류 쇠돌고래과에 속한 상괭이는 다른 돌고래와 달리 등지느러미가 없다. 태어났을 때는 약 72~85㎝ 크기이며, 최대 2m까지 자란다. 색깔도 새끼일 때는 흑색이지만 성장하면서 회백색으로 변한다. 주로 남해와 서해 등 우리나라 인근 바다를 중심으로 서식하며 일본과 중국의 바닷가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포유류인 상쾡이는 10개월 안팎의 임신 기간을 거쳐 새끼를 낳는다. 주로 멸치와 전어, 오징어 등을 섭취한다. 이번 영상도 어미 상괭이가 갓 태어난 새끼와 함께 숭어 떼를 사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혼획으로 개체 수 급감 “AI 기반 상괭이 관측”

상괭이는 조선 시대 어류학서인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도 ‘상광어(尙光漁)’라는 이름으로 등장할 만큼 과거 우리 바다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혼획 등으로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016년부터 상괭이를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도 멸종 가능성이 높은 위기종(EN, Endangered)으로 분류돼 있다.
이번에 만삭의 상괭이가 발견된 한려해상국립공원 인근 해역은 상괭이의 번식지이자 출산지로 서식에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대영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앞으로 인공지능 기반의 관측 시스템에서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국내외 전문가들과 상괭이 생태를 추가로 파악하고 상괭이 보전을 위해 현장 관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