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하다 이젠 케네디센터 ‘명예상’ 선정까지 개입···트럼프 “시상식 사회도 내가”

2025-08-1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케네디센터가 수여하는 ‘명예상’(아너스) 수상자 명단을 직접 발표하면서, ‘워크’(정치적 올바름을 강조하는 사람을 비꼬는 표현)를 배제하기 위해 자신이 수상자 선정에 개입한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올해 말 열리는 시상식 사회는 자신이 보겠다고 밝혔다.

케네디센터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워싱턴의 대표 공연장이자 랜드마크다. 케네디센터가 1978년부터 수여하기 시작한 ‘명예상’은 미국 문화를 대표하는 예술인의 평생 공헌을 기리는 매우 영예로운 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컨트리 뮤직 가수 겸 작곡가 조지 스트레이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등에 출연한 배우 마이클 크로퍼드, 영화 <람보> <로키>로 유명한 배우 실베스터 스탤론, ‘아이 윌 서바이브’로 유명한 가수 글로리아 게이너, 록밴드 키스(KISS)를 올해 수상자로 발표했다.

그는 이날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행사에서 “수상자 선정에 내가 약 98% 관여했다”면서 “이사회가 제안한 후보 중 너무 진보적인 사람들은 제외했다”고 밝혔다.

명예상 수상자는 원래 케네디센터 이사회가 일반 시민과 과거 수상자의 의견을 수렴해 몇 달에 걸친 초당적 논의 끝에 선정해왔다. 미 공영라디오(NPR)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수상자를 이미 선정했다고 발표한 후 케네디센터 직원들은 허를 찔린 듯 당황했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말 열리는 시상식 사회를 자신이 직접 보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스카 시상식은 시청률이 형편없다”면서 “다들 트럼프를 얼마나 싫어하는지만 이야기하는 데 아무도 그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첫 임기 때 명예상 수상자들이 자신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역대 대통령들이 참석해 온 전통을 깨고 4년 내내 시상식에 불참한 것으로 유명하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케네디센터 이사회에 자신이 직접 사회를 맡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자신을 “시청률의 제왕”이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를 본다는 사실이 공개되자 시상식 총괄 프로듀서가 사표를 내고, 시상식 제작사인 돈+더스티드는 올해 시상식을 맡지 않기로 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케네디센터 개입은 “워싱턴 경찰국을 연방화한데 이어 워싱턴의 문화를 장악하기 위한 또 다른 발걸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진보 진영과의 ‘문화 전쟁’ 일환으로 케네디센터 이사회를 친트럼프 인사로 교체하고 지난 2월 자신을 센터 이사장으로 ‘셀프’ 임명했다. 그는 케네디센터가 미국의 가치와 거리가 먼 진보 진영의 의제를 장려한다고 비판해왔다.

또 스미소니언 재단 산하 박물관과 미술관을 향해 “분열적이며 반미적인 이념을 근절”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고, 의회도서관 최초의 흑인 관장을 해임했다. 다양성(DEI) 정책을 추구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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