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기능 저하가 동반된 근감소증 환자 10명 가운데 6명은 고관절 골절 수술 후 1년이 지나야 혼자 힘으로 걸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임재영 교수팀(순천향대천안병원 재활의학과 임승규 교수)은 고관절 골절 수술 후 재활 치료를 받은 65세 이상 환자 114명을 대상으로 인지기능 저하와 근감소증 동반시 1년 후 보행 예후를 12개월 동안 추적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밝혔다.

그 결과 인지기능 저하가 동반된 근감소증 환자는 60.8%만이 고관절 골절 수술 후 1년이 지난 시점에 타인의 도움 없이 걸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근감소증만 앓는 환자(81.8%)보다 26% 가량 낮은 수치로, 인지기능 저하와 근감소증을 같이 앓고 있는 환자에게 특화된 재활 치료법이 필요성을 보여준다. 반면 두 질환이 모두 없는 환자군은 90.2%가 1년이 지난 시점에 타인의 도움없이 걸을 수 있었다.
연구팀이 질환과 회복률 사이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다변량 분석에서도 인지기능 저하는 보행 회복률을 45.8% 감소시키며, 인지기능 저하와
근감소증이 동시에 존재할 경우에는 57%까지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관절 골절은 하체의 움직임을 만드는 골반과 넓적다리 사이의 뼈인 고관절이 부러진 상태로, 골밀도가 낮은 노년층에서 뒤로 엉덩방아를 찧는 낙상과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고관절이 골절되면 정상 보행이 어려워 누워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욕창, 폐렴, 심장병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관절 골절 시에는 부러진 뼈를 인공 관절로 교체하는 수술과 보행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재활을 실시하는데, 연령, 근력, 인지기능, 영양 상태 등의 요인이 환자마다 달라 정상 보행으로 회복할 확률은 개인마다 차이가 크다. 이 중 특히 근력은 보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술 후 재활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임재영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노인 고관절 골절은 수술 후 보행 회복이 지연될수록 사망률이 높아지고 상시 간병인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등 사회경제적 부담이 큰 질환”이라며 “이번 연구는 인지기능 저하와 근감소증을 함께 앓아 보행 회복에 큰 어려움을 겪는 환자에 대한 치료 계획을 체계화해 재활 프로세스를 고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노인학 분야 국제학술지 ‘노인학:의과학 저널’(Journal of Gerontology Medical Sciences)에 게재됐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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