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시황은 죽음을 두려워한 나머지 ‘불로초’를 찾아다녔다. 요즘 과학자들도 그런 절박함으로 ‘장수 약물’을 찾고 있다.
리처드 밀러(Richard Miller) 미국 미시간대 교수는 “특정 질병에 대한 치료제를 만드는 것보다 노화 속도를 늦추는 게 수명 측면에서 보상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분자생물학자인 밀러 교수는 미 국립노화연구소 산하 ‘노화 개입 실험 프로그램(ITP)’에서 핵심 역할을 맡은 노화 연구의 권위자다.

질병 치료만큼이나 노화 연구에 집중하는 것이 인간의 복리 측면에서 합리적이라는 밀러 교수의 말은 일리가 있다. 밀러 교수는 “20년 전만 해도 노화로 인한 질병을 늦추는 게 환상과 소망에 불과했지만, 이제 12개의 약물이 실제로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ITP는 2002년부터 지금까지 수백 가지의 약물을 테스트했으며, 그중 노화를 늦추는 효과가 있는 장수 약물 후보를 12가지 추려냈다. 그중 하나는 놀랍게도 ‘비아그라’다. 정확히 말하면 비아그라의 주성분인 ‘실데나필’이다.
당신의 수명을 늘려줄 약물은 무엇일까. 앞으로 10년은 기다려야 나올지 모를 약 대신 우리 수명을 늘려줄 다른 방법은 없을까.
🎪 비아그라는 어떻게 수명을 연장하나
비아그라의 주성분인 실데나필은 원래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됐다. 테스트 중 우연히 환자들을 발기시키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에 제약사 화이자가 1998년 FDA 승인을 받고 발기부전 치료제로 출시했다.

실데나필엔 또 다른 예상치 못한 효과가 있었다. 바로 VEGF(혈관내피생성인자)를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VEGF는 새로운 혈관 생성을 촉진하는 단백질이다. 여기에 장수의 비밀이 숨어 있다.
2021년 이스라엘과 여러 나라 과학자들이 VEGF 신호를 과도하게 강화한 쥐를 만든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쥐의 수명이 다른 쥐들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길어졌다. 사람이 늙으면 모세혈관이 손실되고, 여러 장기의 혈류도 막힌다. 그런데 활성화한 VEGF가 이를 막아줬던 것이다. 밀러 교수는 “VEGF를 활성화하자 쥐의 수명이 약 40% 연장됐다”며 “VEGF가 활성화되면 노화 속도를 늦추고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TP는 지난해 말 비아그라를 테스트 약물로 선정해 쥐 80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시작했다. 그 결과는 앞으로 1년 반쯤 뒤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약물 테스트 중이라는 사실만으로 장수 약물이 됐다고 보기는 힘들다. ITP가 테스트한 물질 중 85%는 수명 연장 효과가 확인되지 않아서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비아그라를 꾸준히 챙겨 먹는다고 수명을 연장시킬 것으로 단언하기는 어렵다. ITP는 약물의 적절한 용량과 적절한 투여 타이밍을 모두 고려하고, 특히 장기적으로 신체에 미칠 해악을 판별한 뒤 ‘수명 연장 효과가 있다’고 발표하기 때문이다.

이 기준을 통과해 수명 연장 효과를 확인한 약물은 뭐가 있을까.
12가지 후보군 중 암컷 쥐 실험에서 26%의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를 보인 성분이 있다.
또 멀미를 치료하는 ‘이 성분’도 뜻밖의 효과를 보였다.
🗿가장 유망한 장수 약물들, 아래 링크를 통해 더 보실 수 있습니다.
〈헬스+ 불로장생의 비밀〉 더 많은 건강정보를 보시려면?
굴, 노로바이러스 억울하다? “한국인 살릴 수퍼 항생제다”
무정자증에 암·치매도 덮친다…‘Y의 저주’ 걸린 남자 공통점
‘뇌의 노화’ 4.8년 막아줬다…흔해빠진 이 영양제 뭐길래
탈수 부른다던 커피 대반전…“물 마신 것과 효과 똑같다”
“위고비 성공, 췌장염 피했다” 술 마시며 20kg 뺀 의사 꿀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