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나면 업체만 손해? 그 건설사가 지은 집 값도 줄줄이 하락

2025-08-10

아파트 붕괴 같은 대형 건설 사고가 나면 해당 건설사가 시공한 아파트값에도 일정 기간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각종 사고로 인한 브랜드 가치 하락이 해당 업체뿐 아니라 아파트 소유자에게도 손실을 끼친다는 의미다.

10일 한국주택학회에 따르면 올해 학회가 발간한 ‘주택 연구’에 ‘붕괴 사고와 아파트 브랜드 프리미엄 손실’ 논문에 이런 내용이 실렸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1월 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시 동구 화정동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 이후 2년 동안 서울 아이파크 아파트의 상대적 가치(가격 프리미엄)가 최대 6.3%까지 하락했다. 해당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을 고려하면 소유자들이 한 채당 약 8000만원가량 손해를 봤다는 얘기다. 아이파크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브랜드다.

조사 방식은 이렇다. 논문은 사고 발생 전후 2년 동안 서울에서 실거래된 8개 주요 브랜드 아파트 1만5375건을 표본으로 삼았다. 이중 아이파크 브랜드를 쓰는 아파트 매매는 2837건이었다.

실증 분석 결과 서울 전체의 아이파크 아파트는 사고 발생 후 6개월 동안 다른 비교 대상 브랜드와 비교해 2.5% 가격이 할인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18개월 후엔 3.2%로 심화했고, 24개월 후에는 2.7%로 효과가 감소했다. 논문 저자인 현동우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이런 부정적 효과는 (사고 발생 후) 즉각적으로 발생해 (일정 기간)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붕괴 사고가 발생한 2022년은 서울 집값 상승기였는데, 아이파크 아파트는 이 기간 다른 브랜드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상승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하철역과의 거리 등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변수를 고려해 현 교수는 아이파크 아파트와 인접했거나 같은 행정동에 있는 다른 브랜드와도 비교했다. 그 결과 사고 발생 18개월 후 반경 500m, 1㎞에 있는 다른 아파트보다 아이파크 아파트는 각각 3.1%, 5.6% 가격 프리미엄이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을 고려하면 소유자들이 대략 4000만~7000만원을 손실을 봤다는 얘기다. 특히 같은 행정동에 있는 다른 아파트와 비교했을 때는 6.3%까지 가치가 하락했다.

현 교수는 “브랜드와 관련한 부정적 이미지에 따른 가치 손실은 일반적으로 해당 브랜드와 기업에만 이어지는 것과 달리 아파트의 경우 가치 손실이 소유자에게까지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한편 포스코이앤씨의 잇단 인명 사고로 정부가 ‘강력 대처’에 나선 가운데 지난 8일 DL건설이 시공하는 경기도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이튿날 이재명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재 사망 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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