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친구와 함께 해변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그런데 문득 눈에 띈 풍경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모래 위에 떨어진 플라스틱 스푼, 음료수 병뚜껑, 바다로 흘러가는 비닐봉지 쓰레기 천지였습니다. “도대체 누가 이렇게 버린 거야?”하고 투덜거리는 순간 ‘어제 내가 편의점에서 받은 비닐봉지도 결국 이렇게 될 수 있겠지?’라는 생각이 났습니다. 우리 대부분은 무심코 쓰다 버린 플라스틱이 지구와 바다 생명에게 어떤 상처를 주는지 모른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해양 생물 죽음의 원인 중 90%가 플라스틱 때문이라고 해요. 예를 들어, 거북이는 비닐봉지를 젤리피시로 착각해 먹고, 목이 막혀 숨을 못 쉬고 죽어요. 물고기는 바닷물에 섞인 미세플라스틱을 먹고 장기가 파괴되기도 하죠. 심지어는 몸에 커다란 플라스틱이 꽂혀 움직이지도 못하는 고래도 발견되고 있어요.
세계자연기금(WWF)은 무서운 예측을 했어요. 지금과 같은 소비가 계속된다면 2040년에는 바닷속 플라스틱 양이 지금의 3배가 될 거라고요. 제가 서른 살이 될 그 해, 바다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가득 차 있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절망할 필요는 없어요. 우리의 작은 실천이 바다를 구할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병은 남은 음료를 씻어 깨끗하게 만든 뒤 분리 배출해요. 음식물이 묻은 플라스틱은 재활용되지 않아요. 꼭 기억해 주세요.
학교 가기 전에 텀블러에 물을 담아가고, 카페나 패스트푸드점에서는 “저 텀블러 쓸게요”라고 말해보세요. 가방에 금속 빨대를 넣어두면 일회용 빨대도 필요 없죠. 샴푸는 재사용할 수 있는 용기에 담긴 걸 고르고, 비누는 고체 비누로, 플라스틱 포장이 없는 제품을 선택하면 쓰레기를 줄일 수 있어요.
해변 청소나 동네 쓰레기 줍기 봉사에 참여해보세요. 직접 주워보면 ‘이 플라스틱은 이제 바다로 안 가도 돼’하는 뿌듯함이 생겨요. 오늘 텀블러 쓴 걸 SNS에 올리거나, 반 친구들과 함께 플라스틱 줄이기 포스터를 만들어 교실에 붙여보세요. 한 사람의 목소리도 모이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어요.
개인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정부는 플라스틱 봉지 사용을 제한하고 재활용 법을 강화해야 하고, 기업은 재활용 소재로 제품을 만들거나, 바다를 청소하는 로봇 같은 기술을 개발해야 해요. 우리가 ‘플라스틱을 덜 쓰는 소비자’가 되면, 기업도 바뀝니다.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았어요. 어제 무심코 버린 빨대 하나가, 오늘은 거북이의 고통이 되고 내일은 우리가 먹는 물고기 안에 들어 있을 수 있어요. 나부터 바뀐다면 서서히 모두가 변해갈 수 있습니다. 지금 바로 텀블러를 가방에 넣고 플라스틱을 깨끗이 분리 수거하는 것, 그게 바로 해양 생물을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우리의 작은 변화가, 바다의 미래를 바꿀 수 있습니다. 지금, 시작해요.
김서윤 청소년기자(현대중학교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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