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내 유익균 줄고 유해균 늘어나
혈당 관리 넘어 통합적 관리 필요

당뇨병을 앓는 여성은 생식기에 있는 유익균 비율이 건강한 여성에 비해 현저히 낮고 유해균은 늘어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균형 잡힌 미생물 군집 상태를 회복하려면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조언했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김민정 교수,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명신 교수, 인천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이승옥 교수 연구팀은 당뇨병과 완경 여부 등에 따른 질내 미생물 상태를 비교 분석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마이크로오가니즘’에 게재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진은 2형 당뇨병을 진단받은 여성 71명과 건강한 여성 100명을 대상으로 월경 지속, 칸디다 감염, SGLT2 억제제 복용 등의 여부에 따라 유해·유익균 비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조사했다.
연구 결과, 당뇨병이 있는 여성은 건강한 여성에 비해 질내 유익균 비율은 낮고 유해균은 늘어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한 여성에게는 대표적인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 크리스파투스(사진) 중심의 군집 비율(47.0%)이 가장 높고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균 및 혐기성 세균 군집 비율(7.0%)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반해 당뇨병이 있으면서 월경이 완전히 끝난 여성은 유해균 중심의 군집 비율(65.4%)이 월등하게 높아 미생물 군집 간 균형이 깨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칸디다 감염이 있는 경우 역시 유익균 비율은 감소하고 유해균 비율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혈당강하제인 SGLT2 억제제를 복용하는 경우엔 월경 지속 또는 완료에 따라 군집 비율이 다르게 나타났는데, 월경이 지속되는 여성에게는 유익균을 보호하는 효과를 보인 반면 월경이 끝난 뒤에는 해당 치료제를 복용해도 미생물 균형이 깨지는 변화를 막는 데엔 한계가 있었다.
김민정 교수는 “질내 미생물의 변화는 감염과 염증, 산부인과 질환과 직결되는데, 특히 폐경기나 당뇨병 상태에서는 그 영향이 더욱 커진다”며 “당뇨병이 있는 여성에겐 혈당 관리와 더불어 미생물 군집까지 포함하는 통합적인 여성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