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노키아에 10억달러 투자…화웨이 겨냥 "통신은 못내줘"

2025-10-29

“통신은 생명선(lifeblood)이다… 외국 의존을 멈춰야 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엔비디아가 핀란드 통신기업 노키아에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를 투자해 지분 2.9%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과 무선통신이 결합하는 6세대(G) 통신을 중국 화웨이에 넘겨주지 않겠다는 선언이자, 이 시장을 엔비디아가 잡겠다는 야심이다.

젠슨 황 ‘통신, 中에 내주지 않겠다’

28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기술 콘퍼런스 GTC를 열었다. 매년 산호세 실리콘밸리에서 여는 GTC를 수도 워싱턴에서도 성대하게 연 것이다. 젠슨 황 CEO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AI 팩토리의 미국 내 제조, ▶6G 통신 리더십 회복, ▶에너지부(DOE)와 AI 슈퍼컴퓨터 7대 구축 등을 발표하며 “미국의 기술 리더십을 되찾겠다”고 외쳤다.

굵직한 발표 중에서도 노키아와 6G 통신 협력에 관심이 집중됐다. 연설 직전 양사가 투자와 협력을 발표해서다. 차세대 6G 기술을 양사가 공동 개발하고, 구체적으로 노키아의 5G·6G 무선통신(RAN) 소프트웨어가 엔비디아 하드웨어에서 실행되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황 CEO는 이날 엔비디아의 6G AI RAN용 신제품 하드웨어 ‘아크(ARC)’를 발표하면서 “노키아는 미래의 기지국으로 ARC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미국)가 통신 기술과 표준을 만들었는데, 지금 기간통신은 외국 기업이 만들고 있다. 이를 멈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중국 화웨이가 세계 통신 장비 1위인 현실을 지적한 거다. 그러면서 “노키아와 AI 기반으로 통신을 다시 쌓아 올리는 대형 협력을 한다”라고 밝혔다. 반도체는 물론, 차세대 6G 통신에도 ‘서방 기술의 구원투수’를 자처한 셈이다.

‘AI와 결합’ 6G 통신 주도권 야심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해 2월 ‘AI-RAN 얼라이언스’를 발표했다. AI를 활용해 통신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으로, 에릭슨, 노키아, T모바일 등이 참여했다. 기존 무선통신과 기지국에 6G 통신부터는 AI를 심어서 주파수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9월 자사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쿠다(CUDA) 기반의 AI-RAN용 소프트웨어 ‘AI Ariel’을 발표했다. 이번에는 자사 GPU 및 네트워킹 기술을 통합해 노키아 기지국에서 쓸 수 있는 하드웨어 ARC까지 내놓았다. GPU 하드웨어와 CUDA 소프트웨어의 압도적 우위를 활용해, 6G 통신의 AI 시장도 차지하겠다는 포부다. 노키아와 단순 협력을 넘어 지분까지 인수한 배경이다.

화웨이에 꺾였던 노키아 화색…삼성 협력은

엔비디아의 노키아에 대한 투자로 세계 무선통신 장비 시장에도 파장이 일 전망이다. 중국 화웨이는 이 시장 34.2%를 차지한 1위고, 에릭슨·노키아가 각각 25.7%와 17.6%로 2·3위다(옴디아, 2024년). 4위도 중국 ZTE(11.4%)이 차지했다.

화웨이는 중남미·아프리카·동남아 통신장비 시장을 장악했고, 최근 중국 당국은 에릭슨·노키아 통신 장비를 사실상 금지하기 시작했다. 코너에 몰린 노키아가 엔비디아를 강력한 우군으로 만난 셈이다.

이날 발표 직후 노키아 주가는 20.86% 급등해 2016년 1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노키아는 “이번에 얻은 수익금을 AI 수퍼사이클을 위한 첨단 기술 전략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5위권 통신장비 업체인 삼성전자도 AI-RAN 동맹의 출범부터 동참했고, 삼성리서치가 기술을 함께 개발해 왔다. 지난 3월에는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가 “상용 서버(COTS)에 엔비디아가 가속 컴퓨팅을 통합하는 데에 성공했다”라고 밝혔다. 삼성의 통신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기존 기지국 서버에 엔비디아 GPU를 탑재해 AI-RAN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기술 토대를 갖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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