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 차도 안심할 수 없다, ‘가을야구’ 경쟁에 드리운 불펜 먹구름

2025-08-11

“어느 팀이나 불펜이 나오면 공략이 쉽지 않다.”

2025시즌 전반기 선취점을 강조한 한 사령탑의 말이다. 각 팀마다 강력한 구위로 무장한 불펜 옵션들을 채워지며 경기 후반 투수 공략 난이도가 그만큼 높아졌다.

그런데 후반기에 접어들며 이런 분위기에 변화가 감지된다. 각 팀이 100경기를 넘게 치르는 시점에서 불펜에 고민을 안은 팀이 적지 않다. 기록적으로는 올스타전을 기점으로 전·후반기 리그 불펜 평균자책에는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불펜 피안타율은 2푼(0.268→0.285) 가까이 올랐다. 무엇보다 상위권 팀에서 두드러진 변화라는 점에서 순위표 변수로 떠올랐다.

잘 나가던 한화는 지난주 불펜 난조 속에 선두를 빼앗겼다. 시즌 초반부터 마무리를 맡아 25세이브(51경기 2홀드 1승2패 평균자책 2.94)나 수확하며 한화의 상승세를 주도했던 우완 김서현이 흔들린다. 김서현은 지난주 4경기에 등판해 모두 실점했다. 팀 승리를 날린 것도 두 번이다.

10일 잠실 LG전에서는 9회말 5-2의 3점 차 리드 상황에서 등판했다. 자신감을 회복하라는 김경문 한화 감독의 배려였다. 김서현은 아웃카운트 2개를 먼저 잡고도 이후 3안타를 맞고 2실점하며 불안감을 지우지 못했다.

한화는 불펜 평균자책이 전반기 3.51에서 후반기 4.79로 크게 올랐다. 블론세이브는 4개나 기록했고, 이 사이 역전패로 5패를 떠안았다. 불펜 피안타율은 0.302에 이른다. 계속된 불펜 불안이 겹치며 투수진 과부하도 염려되는 상황이다.

후반기 8할 승률로 다시 선두 탈환에 성공한 LG도 불펜에 틈을 보인다. 이날 한화전에서 2-2 동점에 성공한 직후 투입된 7회 장현식, 9회 함덕주 필승조가 추가 실점의 빌미를 내줘 졌다. LG는 불펜 평균자책이 전반기 3.89에서 후반기 4.08로 조금 올랐다. 그런데 경기마다 다소 들쑥날쑥한 투구 내용이 문제다. LG의 후반기 블론세이브도 4개다.

13세이브(24경기 2승1패 평균자책 2.49)를 올린 마무리 유영찬이 잘 버티지만, 앞선 필승조 옵션의 기복이 심하다. 특유의 ‘지키는 야구’에 고민을 드러낸 염경엽 감독이 “포스트시즌에 지키는 야구를 하기 위해서는 장현식, 이정용, 박명근, 함덕주 등 4명의 투수가 살아야 강하게 싸울 수 있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현 시점에서 ‘가을야구’를 경쟁하는 여러 팀 중에서 불펜 고민에서 자유로운 팀은 SSG와 롯데 정도다.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같은 패배라도 경기 막판 역전패가 주는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발 빠르게 불펜 정비가 필요하다.

5강 진입을 경쟁 중인 KT와 KIA도 후반기 불펜 평균자책이 6점대로 치솟았다. KT에는 박영현, KIA에는 정해영이라는 정상급 마무리가 버티고 있음에도 불펜 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박영현은 가장 먼저 30세이브(2승5패 1홀드)를 따내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세이브 1위 정해영은 26세이브(47경기 2승5패 평균자책 3.60)로 3위다.

그런데 두 선수 모두 세이브 수에 비해 3점대 평균자책에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이 1.5 이상으로 경기 내용에 비해 안정감이 뚝 떨어졌다. 이닝당 1.5명 이상의 주자를 내보낸다는 의미다. 다행히 한여름에 고비를 만난 뒤 최근 살아나는 흐름이다.

박영현은 최근 3경기 연속 세이브로 돌파구를 만들었다. 어깨 부상 전 29경기에서 3승 10홀드 평균자책 0.89로 호투하던 필승조 손동현이 복귀 후 완벽한 흐름을 찾지 못하며 계투진의 무게감이 떨어진 가운데 선발 소형준이 불펜으로 가세한다.

7월 한달간 피안타율이 급상승했던 정해영도 일주일 만의 등판인 지난 7일 롯데전 1이닝 무안타 세이브로 흐름을 바꿨다. KIA는 부진하던 불펜 에이스 조상우의 복귀로 전상현, 성영탁, 정해영으로 이어지는 필승조에 옵션을 추가, 반등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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