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 27대에도 꿈쩍않던 9살…그런 이재명 울린 ‘담임 쌤’

2025-06-05

이재명, 그 결정적 순간들

열, 열하나, 열둘….

숫자를 세던 이재완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그가 새던 건 폭행의 ‘개수’였다.

담임교사가 한 학생을 불러낸 건 그 직전이었다.

불려 나온 아홉 살짜리 아이가 답했다.

어무이 일하는 거 도와야 돼가 그랬심니더.

교사의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솥뚜껑 같은 손바닥이 그 아이의 조그만 뺨을 가격하기 시작했다.

그 아이는 그 체벌을 수긍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다. 하루하루의 살이가 힘겨운 그에게 학교의 요구는 버거운 것이었다. 미술 시간 준비물이라는 크레파스, 도화지 같은 걸 살 돈이 없었다. 각종 ‘강조’ 시간은 더 싫었다. 불조심 강조 기간, 간첩신고 강조 기간, 쥐잡기 강조 기간 때마다 문구점에서 파는 리본을 사서 붙여야 했다. 그걸 살 돈이 있을 리 만무했다.

벼르고 벼르던 담임교사가 날을 잡았다. 그는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리더니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 한 대, 두 대, 세 대, 네 대….

아이는 그 체벌에 승복하지 않았다. 승복하는 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 대 한 대 맞을 때마다 고개를 더욱 빳빳이 쳐들었다. 물리력의 강도는 그럴수록 강해졌다. 아이의 뺨은 구타의 충격과 터져 나온 코피가 범벅돼 검붉어졌다.

자리에서 숨죽이고 앉아 그가 맞을 때마다 그 수효를 낮게 헤아리던 이재완은 폭행 피해자의 팔촌이었다. 그의 번호 세기는 ‘스물일곱’에 이르러서야 멈췄다. 그 아홉살 소년 이재명은 그제야 교사의 손아귀에서 놓여났다.

들어가며

제가 하는 모든 일에는 우리의 삶, 우리 서민들의 삶과 이재명의 참혹한 삶이 투영돼 있습니다. (2022년 1월 24일, 성남 상대원시장 유세 연설)

스스로 참혹했다고 표현한 이재명 대통령의 삶은 대관절 어떤 것이었을까요? 궁금증에서 출발해 찬찬히 그의 삶을 훑어본 기자는 그 과정에서 아찔함을 느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삶은 참혹했을 뿐 아니라 아슬아슬했습니다. 하나라도 잘못 넘거나 넘는 데 실패했다면 지금의 이 대통령은 없었을지도 모를 고비들이 숱하게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미 ‘대선주자 탐구’를 통해 그의 인생을 한 차례 소개했던 ‘더중앙플러스’가 그의 과거와 현재를 결정한, 말 그대로 ‘결정적 순간’들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려는 이유입니다. 그 결정적 순간들은 어쩌면 그의 미래, 그리고 국가의 미래까지 점쳐볼 수 있는 귀한 사료이자 토대가 될 것입니다. 그 ‘결정적 순간’들이 이 대통령의 향후 정책 결정과 국가 경영 과정에서 ‘결정적 순간’으로 여러 번 되살아날 것이기 때문이죠. 이 대통령의 인생에 있어서 첫 번째 결정적 순간, 곧 ‘가난과 어머니’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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