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에서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럭비 태클 챌린지' 게임을 하던 10대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뉴질랜드 현지 경찰은 지난 25일 북섬 남부 파머스턴노스에서 19세 남성이 친구들과 럭비 태클 게임을 하다가 심각한 두부 외상을 입고 26일 사망했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친구들이 함께한 태클 게임은 참가자들이 보호 장비 없이 완전 접촉 충돌을 하는 소셜미디어 유행에 기반한 것이었다"면서 "이 비극적인 결과는 이런 활동에 내재한 안전 문제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런잇'(RUNIT) 또는 '런잇 스트레이트'(RUNIT straight)로 알려진 이 경기는 20m 길이의 경기장 양쪽 끝에 있는 두 선수가 서로를 향해 달려 정면충돌해 승패를 가린다. 참가자에게 상금을 제공하는 리그까지 생기면서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최근 몇 주간 뉴질랜드 최대 도시 오클랜드에서 열린 두 차례 시범경기에는 선수 8명이 참가해 1000여명의 관중 앞에서 2만 뉴질랜드달러(약 1600만원)의 상금을 놓고 경쟁을 벌였다.
리그 측은 다음 달 최대 25만 뉴질랜드달러(약 2억원)의 상금이 걸린 챔피언십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리그는 웹사이트에서 이 게임을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새로운 충돌 스포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헬멧 등 보호 장비를 거의 갖추지 않고 정면충돌하는 경기 특성상 부상자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결국 사망 사례까지 나오면서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주 오클랜드에서 열린 한 경기에서는 참가자 2명이 의식을 잃고 치료를 받았다고 '라디오 뉴질랜드'가 전했다.
온라인에선 참가자가 충돌한 뒤 쓰러져서 한동안 몸을 가누지 못하거나 전신 경련을 일으키는 등 부상 가능성을 보여주는 영상들이 퍼졌다.
'오클랜드 헤드웨이 뇌 손상 협회'의 스테이시 모브레이 대표는 라디오 뉴질랜드와의 인터뷰에서 "끔찍하고 정말 고통스러운 영상들이 있다"면서 "발작을 일으키거나, 명백한 뇌 손상을 입는 것이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성명을 내고 "이런 유행은 무모한 행동을 미화하며, 단 한 번의 뇌진탕이나 외상성 뇌 손상(TBI)이 청소년의 삶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면서 "이런 챌린지에 참여하는 안전한 방법은 없다"고 경고했다.
럭비와 유사한 미식축구 등의 스포츠에서는 상습적인 충돌 등에 따른 선수의 뇌 손상이 큰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미국프로풋볼(NFL)의 경우 은퇴 선수들과 장기간 재판 끝에 2016년 은퇴 선수 2만여명에게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뇌진탕 보상금'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