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글, AI 키우려 원전 재가동…말로만 ‘AI 3강’ 외치는 한국

2025-10-28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이 미국 전력 회사 넥스트에라에너지와 손잡고 가동 중단 상태에 있는 원자력발전소를 재가동하기로 결정했다.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전력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서다. 구글은 28일 “2020년 폐쇄된 아이오와주 ‘두에인아널드에너지센터’를 2029년 재가동하기로 했다”며 “여기서 생산되는 615㎿(메가와트) 규모의 전력을 연중 24시간 공급받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 정부도 재가동 요청을 즉각 승인했다. 원전을 ‘탄소 없는 전력원’으로 규정한 구글은 “안정적이고 깨끗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은 물론 AI 기반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념적 원전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재명 정부는 구글의 공격적인 움직임을 직시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도 원전 기업 콘스텔레이션에너지와 각각 20년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글로벌 경영인 1700여 명이 AI와 에너지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AI 가동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국들이 경쟁적으로 원전 수명을 연장하거나 신규 원전 건설에 나서는 것은 이 때문이다. 미국은 2030년까지 신규 원전 10기를 짓기로 했고 영국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에만 4조 6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중국은 앞으로 10년간 원전 설치 용량을 미국의 두 배가 넘는 200GW(기가와트)까지 늘린다.

각국이 ‘원전 르네상스’에 온 힘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원전 정책만 ‘역주행’해서는 안 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명확한 이유도 없이 고리 2호기 재가동 결정을 두 차례 미뤘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여야가 합의한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재검토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안정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태양광·풍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에 함몰되지 말고 원전을 중심에 둔 에너지믹스 정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정교한 원전 플랜 없는 ‘AI 3대 강국’ 구호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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