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로 물 부족 심각한데…기재부 예산 칼질에 '지하수댐' 무산

2025-08-25

이상기후로 가뭄일수 증가…농업용수 수요 '급등'

기재부, 내년 예산안 '지하수댐 신규사업' 미포함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기획재정부가 기후위기에 대응한 농업용 지하수댐 신규사업을 반려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강릉 지역이 세대별 제한급수에 들어간 가운데 기재부가 사업 예산 편성을 하지 않으면서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뉴스핌> 취재에 따르며, 기재부는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농업용 지하수댐 건설 신규 사업을 내년 예산안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업은 농업용수 부족 현상에 대응해 추진된 사업이었지만, 기재부가 필요성에 공감하지 않아 결국 사업이 무산됐다.

지하수댐은 모래, 자갈층이 두껍게 발달한 지역의 지하수위를 상승시켜 지하수 저장량을 증가시키는 지하저수지를 말한다. 지하수댐은 지하에 있어 구조물의 붕괴가 없고, 가뭄의 영향에서 벗어난다. 또 증발 손실과 수몰면적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농어촌공사는 현재 전국 5곳에 지하수댐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앞서 농어촌공사는 환경부가 발주한 '물 공급 취약지역 지하수저류댐 관리 기술개발사업' 연구용역 사업에 입찰, 지난 4월 연구과제 수행자로 선정됐다. 농어촌공사는 앞으로 4년간 연구비 353억원을 투입해 전국 39개 지구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이후 지하수댐 시범사업 지구 선정, 설계, 기술개발까지 과제를 마친다.

문제는 지하수댐의 연구용역이 끝나는 2029년까지 이상 기후 현상이 더 극심해질 수 있다는 점에 있다. 국가가뭄정보포털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전체 누적 강수량은 1286.9mm며 평년 대비 96.6% 수준으로 부족한 상태다. 기후변화로 강우 패턴이 불규칙해지고, 가뭄 발생 주기가 짧아지면서 농업용수 부족 문제는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환경부와 농식품부는 가뭄으로 농업용수는 물론 생활용수까지 고갈되는 걸 고려해 하루빨리 지하수댐을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례로 강릉시는 저수율이 20%대를 밑돌면서 세대별 계량기를 최대 50% 잠그는 제한급수를 엿새째 시행하고 있다. 만약 저수율이 15%까지 떨어진다면 사상 최초로 세대별 계량기를 최대 75%까지 잠그는 특단의 대책이 시행된다.

그러나 기재부가 예산 편성을 보류하면서 농업 현장은 기후 위기 피해를 뒤집어써야 할 위기에 처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하수댐 건설 연구용역이 마치려면 4년이라는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하는데, 매년 기후 위기가 심화하는 시점에서 4년 동안 손 놓고 지켜볼 수는 없는 일"이라며 "특히 강원도 지역은 강릉에 지하수 댐이 없고 속초에만 지하수 댐이 있어 물 공급 문제가 더 심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plu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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