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하는 스타들의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 선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베테랑 투수의 사연이 야구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쿠바 출신 ‘광속구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37)이 자신의 조국 유니폼을 입는 대신 영국 대표팀의 일원이 되겠다고 발표한 것. 채프먼은 미국과 쿠바 이중국적자이지만 조부모가 1962년까지 영국 식민지였던 자메이카 출신이라 가능한 일이었다.
과거 한국에서는 채프먼의 경우처럼 여러 혈통을 가진 선수가 상황에 따라 다른 국적 대표팀에 합류하는 사례를 찾기 어려웠다. 한국 대표팀이 가지고 있던 특유의 ‘순혈주의’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흐름이 바뀌고 있다. 종목별로 다양한 선수 수급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한국 혈통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에게 태극마크를 달게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
특히 육상과 여자축구처럼 선수 국내 선수들의 선수 수급이 어려운 경우 한국 혈통 선수의 국가대표 발탁이 비교적 손쉽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 육상 단거리 간판 나마디 조엘진(19)과 여자 축구 대표팀의 ‘신성’ 케이시 유진 페어(18)가 대표적인 예다.
한국인 어머니와 나이지리아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조엘진은 4월 2025 구미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국가대표로 출전해 남자 400m계주에서 동료들과 한국 신기록 및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케이시 유진 페어는 2023년 16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며 한국 여자 축구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한국프로배구연맹(KOVO)의 규정 완화로 V리그 진출이 가능하게 된 재미교포 2세 오드리 박(23)도 머지않은 미래에 여자 배구 대표팀 합류가 가능한 자원 중 하나다. 부모가 모두 한국에서 태어났고 어린 시절에 이민을 가 미국 국적을 가진 오드리 박은 UCLA 배구부 주전 세터 출신이다. 포지션은 세터이지만 180㎝라는 큰 키를 가진 그는 토스가 안정적이고 수준급의 블로킹·리시브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층은 두텁지만 대표팀 전력 보강을 위해 한국 혈통 선수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사상 첫 혼혈 선수로 기록된 옌스 카스트로프(22)는 한국계 어머니를 둔 선수로 중원 보강이 필요한 홍명보호에 의해 발탁돼 현재까지 총 5경기의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를 소화했다. 독일 무대에서 활약하는 카스트로프는 특유의 활동량과 터프한 경기 운영으로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대표팀 중원에 활기를 불어 넣어줄 것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더 많은 기회를 부여 받기 위해 한국 대표팀을 고르는 경우도 있다. 올 시즌 MLB 월드시리즈에서 LA 다저스를 우승으로 이끈 토미 현수 에드먼(30)은 2년 전 2023 WBC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대회를 치렀다. 어머니가 한국계인 에드먼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한 미국 대표팀에서의 발탁은 어려웠지만 한국 대표팀을 선택하면서 WBC 무대에 섰고 이후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김유겸 서울대 스포츠경영학 교수는 “예전에는 사회적으로 한국계 혼혈에 대해 배타적인 분위기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요즘엔 사회적으로 혼혈 선수들이 받는 차별이나 인식, 불평등 구조가 사라졌고 오히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을 권장하는 분위기”라며 “그동안 고집하던 순혈주의가 옅어지면서 앞으로 더 많은 한국 혈통을 가진 외국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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