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본회의에 불참하고 조기 귀국한 데 대해 미국의 평판을 훼손하고 중국이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를 열여줬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AP 통신은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보가 APEC 본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비되면서 중국이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를 열어줬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부산 김해공항에서 시 주석과 1시간40분간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APEC 정상회의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곧바로 귀국행에 올라 1박 2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무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우선주의를 내세워 양자회담에서 상대방을 강하게 압박하는 반면, 다자주의를 경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22∼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불참할 계획이라고 일찌감치 선언했다. 또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와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에서 탈퇴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APEC 불참은 참석 자체를 중요시하는 아시아 문화의 특수성을 간과한 외교적 결례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APEC은 전 세계 인구의 약 40%, 글로벌 상품 교역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요한 지역 협의체다.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해온 아시아·태평양 전략과도 모순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마이클 그린 호주 시드니대 미국학연구소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체계적이고 일관된 전략에 의해 자신의 행동이 제한되는 것을 원치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고명현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는 이상과 가치, 국제 협력을 강조하는 미국의 전통적인 이미지와는 다르다”며 “미국의 평판이 분명 나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재는 시 주석에게 관심을 집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AP는 짚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시 주석이 APEC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지혜’와 ‘중국의 해법’을 제시할 것이라며 중국이 자유무역 수호자이자 신뢰할 수 있는 대안 파트너라는 점을 부각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習 "공급망, 끊기보다 이어야" 트럼프 없는 APEC서 '다자무역 수호자' 자처 [경주 APEC]](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10/31/8ff1b0d5-6c3e-43c5-96c7-c1274602bb6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