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린에서 올려다보니 마치 거대한 산성(山城)이 연상됐다. 텐트 안으로 들어서자 하늘 위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기차 침목으로 제작한 그린사이드 벙커는 조개껍데기를 닮았다.
충남 천안 우정힘스 골프장에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의 18번 홀 그린 뒤편 언덕에는 대형 가건물이 우뚝 서 있다. 이른바 '하스피탈리티 텐트(Hospitality Tent)'로, 접대 텐트 또는 VIP 라운지로 불리는 시설이다. 텐트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웬만한 건축물에 버금가는 규모와 건축비가 투입됐다. 완공까지 무려 다섯 주가 소요됐다.
골프장에 간이 관람석이나 VIP 텐트가 낯선 것은 아니지만, 이 구조물은 단연 눈길을 끈다. 언덕 위에 높이 9m의 하부 구조를 먼저 세우고, 그 위로 2층 8.5m를 추가로 올려 총 17.5m 높이를 구현했다. 2층에서 내려다보는 광경은 조감도를 보는 듯한 장관이다.
한국오픈을 21차례 개최한 우정힐스 골프장의 이정윤 대표는 "경사진 언덕이라 애초 그곳에 텐트를 세울 생각조차 못 했는데, 막상 완성하고 보니 훨씬 더 웅장하다"고 평가했다.
이 시설이 국내 스포츠 이벤트 중 규모 면에서 최대는 아닐 수 있으나, 전망과 웅장함 면에서는 단연 최고로 평가된다. 파티 문화가 발달한 유럽 기반의 DP월드투어(구 유러피언투어)에서 설치해 기존 국내 하스피탈리티에 비해 개성이 있다.

제네시스 프로모션팀 이동한 팀장은 "올해 우정힐스로 대회 장소를 이전하면서 특색 있는 구조물을 만들고자 했고, 구상 과정에서 욕심이 더해져 이렇게 높이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PGA 투어, F1 그랑프리, 올림픽 같은 세계적 스포츠 이벤트에서는 경기 못지않게 하스피탈리티 프로그램이 핵심이다. 기업의 주요 고객, 스폰서, 투자자, VIP를 초청해 스포츠와 비즈니스를 융합한 네트워킹의 장을 제공한다.
임시 설치 시설이지만 고급 라운지, 프리미엄 식음료 서비스, 코스 전망대, 브랜드 전시 공간, 미팅룸까지 갖춘다. 단순한 부유층 문화가 아니다. 스포츠 산업이 티켓 판매를 넘어 '관람 경험'을 상품화하고, 기업과 팬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네시스는 차량 소유자를 대상으로 신청 이벤트를 진행해 추첨을 통해 당첨자에게 초대권 2장을 제공했다. 입장객에게는 조식과 중식이 제공되며, 바에서는 맥주, 와인, 전통주, 칵테일, 하이볼, 전통차, 탄산음료 등 다양한 식음료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제네시스가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는 골프 대회들(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PGA 투어·DP월드 투어 공동 주관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DP월드투어·KPGA 공동 주관 제네시스 챔피언십)의 하이라이트 영상과 사인 플래그가 전시돼 있다.
천안=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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