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식당·호주 놀이공원 등에도 사용”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자살 특공대’를 뜻하는 ‘가미카제’(Kamikaze) 상호가 세계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많은 누리꾼이 제보를 해줬고 확인해보니 포르투갈 리스본의 한 아시안 식당, 호주의 이동식 놀이공원, 태국의 유명 음반사 등 다양한 곳에서 ‘가미카제’를 사용하고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가미카제는 일본어로 ‘신의 바람’(神風)을 뜻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폭탄이 실린 전투기를 몰고 적군 전함 등에 충돌한 일본의 ‘자살 특공대’를 일컫는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34척의 전함을 침몰시켰고, 특히 미국 해군과 전투를 치르던 오키나와에서는 5천 명에 이르는 전사자를 발생시킨 바 있다.
서 교수에 따르면, 실제로 일본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가미카제 관련 상품이 버젓이 판매되거나 상호가 사용되고 있다.
서 교수는 지난 5월 도쿄 하라주쿠를 방문한 경험을 공유하면서 “많은 상점에서 욱일기와 가미카제 관련 다양한 상품들을 팔고 있었으나, 관광객과 상인들은 그 의미를 모른 채 물건을 사고팔고 있었다”고 전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때는 일본 응원자들이 가미카제가 새겨진 티셔츠를 흔드는 장면이 공개돼 국제축구연맹(FIFA)에 고발이 접수되면서 재발 방지 요청이 이뤄졌다.
또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메신저 앱 ‘텔레그램’에서 가미카제라는 이름이 붙은 이모티콘이 결국 다른 이름으로 교체되기도 했다.
2014년에는 일본 규슈(九州)의 가고시마(鹿兒島) 현 미나미큐슈(南九州)시가 가미카제 요원들의 유서와 편지 등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신청하겠다고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서 교수는 일본 제국주의의 극단적 파시즘을 상징하는 가미카제가 희화화되거나 상업적으로 소비돼서는 안 된다며 꾸준히 비판해왔다.
그는 “가미카제의 역사적 의미를 전 세계에 지속적으로 알려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만 한다”며 “제보를 받은 곳에 조만간 항의 메일을 보내 상호 사용을 바꿀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윤진 기자 sou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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