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의 한 미술관에 전시된 거울 작품이 자원봉사자의 실수로 훼손되는 일이 발생했다.
6일 대만 매체 CTWANT 등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4일 대만 지룽시 지룽미술관에서 진행되는 현대 미술 특별전에서 발생했다.
지룽시 문화관광국 소속 자원봉사자가 전시장을 순찰하던 중 대만 예술가 천숭지의 설치 작품인 먼지 묻은 거울을 보고 거울이 더러워졌다고 생각해 화장지로 닦아냈다. 주변에서 곧장 그를 제지했지만 이미 먼지는 상당히 닦여진 상태였다.
이 작품의 더러운 표면은 의도된 것이다. 작품명은 '역설문-16(倒裝的語句-16)'으로 나무판 가운데 달린 거울 위에는 40년 간 방치돼 쌓인 먼지가 가득했다. 이를 통해 천숭지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용히 축적된 무상함'을 표현하고자 했다.
문화관광국은 이 사고를 보고받은 즉시 작가에게 사과하고 시정 조치를 논의했다. 하지만 40년간 쌓인 먼지를 다시 덮을 수는 없어 복원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정됐다. 이에 따라 후속 처리 방안을 논의하고, 직원과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예술 작품에 대한 인식과 보존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천숭지는 성명을 통해 “갑작스러운 사고로 작품이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었고, 미술관 직원 교육 및 미술품 관리의 미흡함을 드러났다”고 지적하면서도 “예술이라는 형식 또한 시간이 개입하고, 지우고, 다시 쓰는 과정 속에 존재한다. 어쩌면 이 예상치 못한 사건은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배울 수 있는 교훈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작품의 영혼이 지워졌다. 안타깝다”, “놀랍지도 않다. 내가 미술관에 갔을 때 직원들이 정말 비전문적이었다”고 지적했으며, 일부는 “40년 동안 쌓아온 작품이 하룻밤 사이에 무너진 것이 오히려 경고가 된다”, “우연한 삭제가 또 다른 예술”, “작품명을 '지워진 기억'으로 바꾸자”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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