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승인 없이 자회사 지원"···DKME, '내부통제 리스크' 직면

2025-11-04

코스피 상장사 DKME가 자회사 KIB수소에너지에 대한 투자 건을 놓고 내부통제 리스크에 직면했다. 투자금 약 29억원을 집행할 당시 이사회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정황이 외부감사인을 통해 포착되면서다. 이 가운데 경영진 감시·견제에 충실해야 할 감사위원회가 오히려 이사회를 두둔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회사 내부에서 고개를 들면서 이해관계자 간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0월24일 열린 DKME 감사위원회 회의에서 외부감사인 삼도회계법인은 자회사 KIB수소에너지의 수소사업 투자 관련 자료를 보고하며 "이사회 승인 절차가 누락된 거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감사위원회는 KIB수소에너지의 화성수소사업 부지 투자 거래를 감사 대상으로 포함하는 한편, 해당 거래를 '중점검토 사안'으로 분류했다.

회의 중 감사위원은 2024년 이사회에서 이미 사업 철수를 결의한 사업임에도 대표이사가 약 29억원 규모 투자금을 이사회 승인 없이 채권·채무 거래로 전환했다는 점을 유심히 들여다본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기술사용료 약 7억원, 추가 지급액 약 3억원 등 일부 자금이 별도 승인 절차 없이 집행된 것을 짚으며 내부통제 체계의 적정성을 문제 삼았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특히 일부 감사위원은 이번 거래를 단순한 회계상 유의사항이 아닌, 내부통제와 경영진 통제체계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대표이사 해임안을 이사회 안건으로 제출하자는 얘기도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을 키운 또 하나의 이유는 이 사안이 바로 다뤄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 감사위원회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며 이사회 보고를 미뤘고, 결국 일부 감사위원이 단독으로 이사회에 통보한 뒤에야 문제가 공론화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다보니 조직 내에선 감사위원회의 독립성 논란도 불거졌다. 더욱이 백승륜 대표가 한국거래소로부터 추천받은 사외이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 터라 감사위원회의 의사결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다만 회사 측은 "감사위원회 운영은 사외이사의 자율적 결정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외부 영향력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시장에서는 DKME를 둘러싼 한국거래소의 판단에 주목하고 있다. 거래소는 DKME에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진행 중인데, 자회사 투자 건이 향후 심사 과정에 반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사회 승인 없는 자금 집행이 사실이라면 단순 회계 문제가 아니라 내부통제 실패로 볼 수 있다"며 "감사위원회가 이번 사안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신뢰 회복 여부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DKME 측은 이 사안과 관련해 "외부회계법인의 중간감사가 진행 중이고,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이사회와 감사위원회는 모든 절차를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회계전문가들은 이를 상장사의 내부통제, 감사위원회 역할 검증의 시금석으로 보고 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감사위원회의 충실의무가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주주 신뢰는 회복하기 어렵다"며 "이번 사안은 지배구조 투명성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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