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아내 찌르고 투신했다…전문직 부부 ‘목동 전셋집’ 비극

2025-05-19

라떼 아빠의 재테크 상담소

2020년 11월 27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에서 만취한 남편(37)이 아내(38)를 흉기로 찌른 뒤 투신하는 일이 벌어졌다.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1층에서 발견된 남편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고,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된 아내도 끝내 숨졌다. 비극의 발단은 아파트였다. 이 부부는 2016년 경기도 광명 아파트를 판 돈으로 학군이 좋은 목동에 전세로 옮겼다. 한 차례 전세를 연장하는 사이 목동 아파트 전셋값은 7억5000만원으로 올랐다. 2020년 정부가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면서 4억2000만원에 다시 계약했다. 문제는 이 기간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다는 점이다. 4억원에 판 광명 아파트는 10억원이 됐고, 10억원이던 목동 아파트는 20억원으로 뛰었다. 이 때문에 4년 전부터 목동 아파트를 사고 싶어 했던 아내는 집값이 거품이라며 반대하는 남편과 갈등을 빚었다. 경찰 조사 결과 부부가 둘 다 전문직 종사자고, 경기도에 아파트도 한 채 가지고 있어 경제적인 이유만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매우 극단적인 사례로 일반화할 사안은 아니다. 하지만 라떼 아빠가 라이프 재테크의 가장 시급한 목표를 내 집 마련에 두는 이유이기는 하다. 1억5000만원을 모은 신혼부부가 3억5000만원의 디딤돌 대출을 받아 5억원 아파트를 샀을 때와 3억5000만원의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 5억원짜리 전세 아파트(매매가 8억원)에 들어갔다고 하자. 4년간 열심히 허리띠를 졸라매 1억원을 추가로 모았다고 했을 때 집값의 변동이 없다면 두 부부의 순자산은 2억5000만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전세로 들어간 부부가 훨씬 나은 환경에서 생활했을 것이다. 짒값이 20% 떨어졌다면 집을 산 부부의 순자산은 1억5000만원으로 줄었지만 전세를 택한 부부는 2억5000만원을 유지했다. 집값이 오르지 않거나 내리는 상황에서는 전세가 훨씬 유리하다.

돈 모아 전세 올려주는 악순환 빠질 수도

문제는 집값이 오를 때다. 매매가와 전세가가 20%씩 올랐다고 하면 집을 산 부부는 대출이 2억5000만원 남은 6억 아파트 소유자가 된다. 전세 부부는 모은 돈으로 전세값을 올려줘야 한다. 순자산은 2억5000만원으로 변함이 없지만 집을 사기는 더 어려워졌다. 운이 나빠서 매매가와 전세가가 50%씩 올랐다면 전세 부부는 추가로 대출을 받거나 전셋값이 싼 아파트로 이사해야 한다. 생활 수준을 낮추기는 어려우니 아마 추가 대출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돈을 모으는 족족 전셋값 올려주는 데 쓰면서 갈수록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