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5%에 달했던 중국 시장 점유율이 지금 제로(0)%로 추락했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지난 6일 뉴욕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던진 말이다. 이 회사의 AI 칩이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배제되고 있다는 얘기다. 어찌 이런 일이…. 파이낸셜 타임스(FT)의 애플 전담 기자인 패트릭 맥기는 최근 출판한 『애플 인 차이나』에서 그 이유를 미국 기업 애플에서 찾는다.
2003년 초여름, 대만 기업 폭스콘은 애플 디자인팀의 핵심 인사를 중국 선전(深圳)공장으로 초대했다. 그들에게 당시 애플의 히트작인 MP3플레이어 아이팟을 쥐여줬다. “우리가 진품을 뜯어보고 역 설계해 만든 제품입니다.” 짝퉁이라는 말에 애플 관계자들은 놀랐다. 외관만 조금 다를 뿐, 모든 기능이 진품과 다를 게 없었기 때문이다. ‘이 정도 실력이면 생산을 맡겨도 되겠다.’ 이를 계기로 애플과 폭스콘의 전면적 제휴가 시작됐다고 책 『애플 인 차이나』는 쓰고 있다. 지금도 애플 제품의 약 90%가 중국에서 생산된다.

스마트 폰 생산은 정밀한 작업이 요구된다. 애플은 품질 관리를 위해 본사 엔지니어를 중국에 파견해 하나하나 가르쳤다. 그들은 벌떼처럼 달려들어 설비 작동 방법 등을 전수했다. ‘애플의 벌떼 효과’라는 말이 그때 나왔다. 2008년 이후 애플이 중국에서 훈련한 노동자 수만 줄잡아 3000만명에 달한다.
폭스콘 출신 기술 노동자들은 화웨이·샤오미·알리바바 등 중국 기업으로 퍼져나갔다. 애플의 스마트 기술과 노하우는 그렇게 그들 IT업계에 스며들었다. 애플이 중국 하이테크 굴기의 자양분을 제공한 꼴이다. 애플로서도 자승자박이다. 부쩍 성장한 중국 스마트폰에 밀려 지금은 시장에서 밀려나야 할 처지다.
중국 AI 칩도 그 자양분을 먹고 자란다. 화웨이는 곧 양산에 들어갈 ‘어센드 920’이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칩 H20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기술 자립이 멀지 않았다는 얘기다. ‘엔비디아 제품 가급적 쓰지 마라’는 중국 정부 방침이 이를 반증한다. ‘애플의 벌떼 효과’다.
30일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같은 로직이 작동한다. 왠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더 느긋해 보인다. 미국 측에 희토류 카드를 던져놓고는 ‘기술 제재, 해볼 테면 해보라’는 식이다. 미국에서도 기술 제재가 오히려 중국의 기술자립만 재촉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젠슨 황의 ‘점유율 제로’ 발언은 이를 강조한 말이다. 애플의 ‘벌떼’ 교육이 지정학 구도마저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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