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반복되는 북한의 사전 통보 없는 황강댐 방류

2025-08-24

극한 호우가 반복 중인 올해 여름. 총 저수량 3억5000만t 규모의 북한 임진강 황강댐 하류에 위치한 접경지역 경기 연천 주민들은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매년 여름 반복되고 있는 북한 황강댐의 사전 통보 없는 방류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10여 년 전 조성된 북한 황강댐은 우리 측 대응 댐인 연천 군남댐(군남홍수조절댐, 총저수량 7100만t)의 5배 규모다. 황강댐과 군남댐 간 거리는 56.2㎞에 불과하다. 군사분계선 북쪽 42.3㎞ 거리에 있는 황강댐에서 1초당 500t의 물을 내보내면 남측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까지 9시간 정도면 도달한다. 이런 까닭에 북한 측이 군남댐 상황을 봐가며 수문을 개방하거나 방류 정보를 사전에 우리 측에 통보해줘야 수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통일부는 북한이 지난 6월 25일과 7월 18일 등 임진강 상류의 황강댐을 두 차례 방류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지난달 22일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북측의 방류 동향을 주시하며 집중호우로 인해 접경지역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하면서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방류는 정부가 지난 6월 27일 통일부 부대변인 정례브리핑에 이어 7월 16일 통일부 차관의 임진강 현장 방문을 통해 인도적 차원에서 댐 방류 사전 통보가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일이다. 하지만 북한은 두 차례 모두 방류 사실을 우리 측에 사전에 통보하지 않았다. 다행히 방류량이 많지 않아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남북은 2009년 10월 14일 ‘임진강 수해 방지 남북 실무접촉’에서 북한이 댐 방류 시 사전 통보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 합의는 2010년까지 지켜지다가 2011년 이후 거의 무시되고 있다. 정부가 매년 사전 통보를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황강댐의 예고 없는 방류로 인한 피해가 작지 않았다. 남측 임진강 상류의 군남댐 준공(2011년 6월) 전인 2009년 9월 6일 황강댐 방류로 연천 임진강변에서 야영객 6명이 숨졌다. 군남댐 준공 이후에도 연천과 파주 임진강 일대에서 주택·농경지 침수, 어선 및 어구 유실 등의 피해가 이어졌다.

접경지역엔 이재명 정부 들어서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1년여간 북한 확성기 방송에 시달려오던 접경지역 주민들이 지난 6월 12일부터 평온을 되찾았다. 이는 우리 군이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전날 오후 2시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하자 북한 측도 대남 확성기 방송을 하지 않고 호응하면서다.

이런 긍정적인 북한의 입장 변화가 남북 공유하천인 임진강 유역 관리에도 이어지길 기대한다. 북한은 남북의 정치·군사적 상황과 무관하게 인도적 차원에서 ‘2009년 남북 합의’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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