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 원자재 가격 급등과 유통 불안, 건설 경기 침체 등 대외적인 악재로 건설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면서 시멘트 업계 또한 큰 난관에 봉착한 요즘이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대표 시멘트사 중 하나인 한라시멘트가 수출 확대를 통해 심각한 내수 침체를 극복한다는 전략을 밝혀 주목된다.

한라시멘트는 최근 이훈범 회장의 주재로 긴급 경영 전략 회의를 열어 심각한 국내 건설 경기 급랭에 따른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고 26일 밝혔다. 이훈범 회장은 이미 올 연초에 아세아 계열사 중 유일하게 바다 연안에 공장을 갖고 있는 한라시멘트에 최우선 순위로 수출 물량의 확대와 전략 수출 지역의 다변화를 주문한 바 있다.
당초 한라시멘트는 중남미 시장을 최대 전략 수출 지역으로 수년간 공을 들여 시장을 개척해 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라시멘트의 수출은 90% 이상이 페루나 칠레와 같은 중남미 시장에 집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국내 시멘트 내수 수요가 예상보다 더 가파른 폭으로 급감하기 시작하자 기존 시장인 중남미 뿐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의 카메룬과 기니까지 판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전략 변화에 힘입어 회사는 2024년 대비, 올해 수출 물량을 63% 증대하는 등 내수시장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현재 한라시멘트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433천톤, 10개 항차의 수출을 이행해 가파른 수출 증가세를 보이며 내수 침체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준수한 공장 가동을 유지하고 있다. 참고로, 지난해 한라시멘트의 상반기 수출 물량은 134천톤이다.
이훈범 한라시멘트 회장은 하반기에도 내수 시장의 침체에 정면 대응해 생산량을 최대한 유지하고 해외 바이어들의 신뢰를 기반으로 수출 증대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비상 경영을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시멘트 산업은 물류비의 비중이 큰 만큼 수출이 내수 판매보다 수익성이 떨어지지만, 국내 수요가 급격히 얼어붙은 지금 수출 시장 확대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대응 방안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특히, 한라시멘트는 모회사인 아세아시멘트가 가진 노하우와 생산 능력을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아세아시멘트는 직접 수출이 어려운 내륙사(내륙에 공장을 둔 시멘트사)이지만 한라시멘트와의 제품 교환을 통한 수출 증대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라시멘트 관계자는 "내수 경기의 침체로 시멘트 시장도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수출 활로를 확대해 위기에 대응하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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