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대통령 프라보워, ‘옛 장인’ 우상화 추진에
시민들 “독재 피해자·민주적 가치 배신” 반발

인도네시아를 32년간 독재하며 강압적으로 통치했던 수하르토 전 대통령에게 ‘국가 영웅’ 칭호가 수여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인권 단체와 활동가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수하르토 전 대통령은 프라보워 수비안토 현 대통령의 옛 장인이며 인도네시아를 장기간 독재하며 강압적 통제, 반공 숙청, 부패, 언론 탄압 등을 벌인 것으로 악명이 높다.
5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시민단체 활동가와 학자 등 500여명은 최근 프라보워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수하르토 전 대통령에게 국가 영웅 칭호를 수여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수하르토 전 대통령에게 국가 영웅 칭호를 주면 (독재 시대) 피해자와 민주적 가치를 배신하는 것”이라며 “젊은 세대에게는 위험한 역사 왜곡”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998년 당시 친정권 세력이 학생 시위대를 학살하는 등 그의 통치 시기에 벌어진 인권 유린 사례를 언급했다.
서한에 동참한 마르주키 다루스만 전 검찰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수하르토에게 국가 영웅 칭호를 수여하는 것은 인권 유린을 방치하는 무감각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인권 단체 국제앰네스티도 우려를 표했다. 우스만 하미드 국제앰네스티 인도네시아 사무총장은 “영웅은 도덕적 모범을 보여야 하고 청렴성을 갖추면서도 사회 정의와 인도주의적 정의 등을 구현해야 한다”며 “수하르토 전 대통령은 이런 가치들과 정확히 모순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매년 11월10일인 ‘영웅의 날’에 5명 안팎의 인물에게 국가 영웅 칭호를 수여한다. 프라세티요 하디 국가비서실 장관(국무장관)은 프라보워 대통령이 국가 영웅 후보 명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하르토 전 대통령은 1966년부터 1998년까지 32년 동안 인도네시아를 철권 통치하다가 1998년 5월 민주화 운동으로 하야했다.
그는 재임 기간 연평균 7%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해 ‘개발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동시에 20세기 최고의 부패 정치인으로 불리기도 했다. 국고에서 빼돌린 금액이 무려 150억∼350억 달러(16조∼37조 원)로 추산된다. 또 공산주의자 척결 등을 내세워 민간인 수십만명을 학살하기도 했다.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옛 사위인 프라보워 대통령은 수하르토 정부에서 특수부대 사령관으로 복무하며 파푸아와 동티모르 등지에서 반정부 세력을 강경 진압하고 민주화 운동가들을 납치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과거에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눈에 들어 그의 딸과 결혼했지만 이후 이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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