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에너지 섬 속의 에너지 섬 'RE100 산업단지'

2025-08-21

'에너지 섬'

에너지 확보가 국가 안전과 번영의 핵심인 현재, 에너지 문제를 홀로 해결해야 하는 대한민국을 표현한 호칭이다. 최근 세계가 비화석 연료 기반 에너지로 빠르게 전환하는 시점에서 비화석 연료 기반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는 대한민국의 깊은 고민이다.

비화석 연료 기반 에너지로의 전환, 그리고 해당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산업 전환은 대한민국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명이다.

이유는 수출이 대한민국 경제에 기여하는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2024년 경제성장률 2.04%에서 수출이 기여한 부분은 95% 가까이 된다.

수출 환경에서 탄소 중립과 관련되는 상황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으로 강화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와 무탄소 에너지의 적극적인 확대·보급으로 산업이 탄소 중립 관련 수출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RE100 산업단지 성공의 4가지 조건

지난달 대통령실은 'RE100 산업단지 로드맵'을 발표했다.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역을 중심으로 산업단지를 조성해 전력 수요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달성하는 취지다.

에너지 공급과 대량 수요가 분리된 현 상황을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환영한다.

그러나 2024년도 기준 에너지 구성비를 살펴보면, 아직 화석 연료 기반 에너지와 원자력 에너지가 87.9%를 차지하고 있다. 10.6%의 신재생 에너지로 RE100 산업단지를 효율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필자는 RE100 산업단지의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하던 중 '화석 연료 기반 에너지 산업 생태계 중심의 대한민국 에너지 섬과 그 안의 RE100 산업단지 에너지 섬' 이미지가 떠올랐다. '섬 안의 섬'이 효율적으로 추진되고 운영되기 위한 조건에 대해 생각해보자.

섬 안의 RE100 에너지 섬을 국가로 생각해보자. 국가를 구성하는 4개 인자는 국민, 영토, 정부, 주권이다.

먼저, 국민에 해당하는 요소로 기업이 확보돼야 한다.

기업 개별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는 경영에서 중요한 성과 지표다. ESG 지표 가운데 RE100은 중요 지표에 해당한다. 이로 인해 기업은 신재생 에너지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과 고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는 국가가 우선으로 책임져야 할 분야이므로 결국 국가의 정책과 노력이 기업 성과를 크게 결정짓는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에서 신재생 에너지를 공급하는 RE100 산업단지는 기업에 매우 반가운 일이다. 따라서 RE100 에너지 섬 국민인 기업 확보는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기업은 우선적으로 이산화탄소 다배출 업종을 유치하고 신재생 에너지의 충분한 확보와 간헐성 문제를 해결하면서 최첨단 산업을 유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영토를 살펴보자.

영토 확보 계획의 최우선 사항은 신재생 에너지의 안정적인 확보다. 해상 풍력 발전, 태양광 발전 잠재 발전량이 높은 지역이 우선 선정돼야 한다.

호남권과 충청권이 최대 잠재 지역이다. 세부적으로 태양광은 충청권(220.8GW), 해상 풍력은 전남(12.5GW)과 제주권(7.5GW)이 우선 지역이다. 해상을 중심으로 해당 지역에서 빠르게 성장 가능한 '지역 맞춤형 산업'으로 구성된 RE100 산단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다음은 정부다.

정부는 RE100 산업단지가 신속하게 건설되고 운영될 수 있도록 법적·행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

이 때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점은 화석 연료 기반 에너지 섬 대한민국의 에너지 관련 법적 행정 시스템과는 다른, 신재생 에너지 시스템에서 최대 효율성을 뽑을 수 있는 시스템을 고민하는 것이다.

동시에 정부는 산업단지 건설 시작 시 고민해야 하는 부지 확보, 세금 등과 관련한 다양한 행정 규제에서 효율성을 최대한 고민해야 한다.

◇'RE100 에너지 섬 수출' 개척해야

마지막으로 주권, 특히 대외적 주권이다.

RE100 산업단지 주권의 핵심은 신재생 에너지다. RE100 산업단지 섬의 외부는 화석과 원자력 에너지 주권 섬이다. RE100 산업단지는 용어 그대로 신재생 에너지 100%를 달성해야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지리·기후 환경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국가 운영에서 중요한 항목 가운데 하나가 소통이다. 내부에서의 원활한 소통도 중요하지만 외부와의 소통 역시 국가의 영속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RE100 산단 에너지 섬은 외부 화석 연료 기반 에너지 섬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신재생 에너지만의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에너지는 끊김없이 흘러야 한다.

대한민국 에너지 섬에서도 신재생 에너지 확보를 위한 다양한 노력에도 연결 문제로 '신재생 에너지 생산 멈춤'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멈춤이 RE100 에너지 섬으로의 흐름으로 연결돼야 한다.

대한민국은 도시 건설 수출을 경험한 국가다. '끊김이 없는 RE100 산업단지 에너지 섬'은 기존의 도시 설계 기술과 결합해 'RE100 도시 에너지 섬' 수출의 새로운 기술 분야 개척자·선도자로 자리매김할 기회이기도 하다.

이상협 국가녹색기술연구소장

〈필자〉국가녹색기술연구소(NIGT)를 이끄는 소장으로서 데이터에 기반한 탄소중립 기술을 선별하고 국제협력 연계를 활성화하는 전략수립 기관으로 성장하는데 힘쓰고 있다. 현재 과기정통부 기후·환경연구개발사업 추진위원회 위원, 서울시 은평구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려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환경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4년부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근무하며 기후환경연구소 물자원순환연구단장을 거쳐 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 에너지환경기술단장을 역임했다. 152편 논문과 122건 특허를 보유했다.

환경부 장관 표장 2회, 환경기술 우수상, 미래창조과학부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후정책유공자 표창, 환경산업기술원 20주년 우수기술 50선을 수상했다.

2025년 과학·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에서 기후법 제정 등 대한민국 탄소중립 기술개발 전략 틀을 구축하고 기관 운영을 혁신해 정부의 탄소중립 녹색기술 정책 개발과 국제 협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과학기술훈장 웅비장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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