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번째 IPO(기업공개) 추진에 나선 케이뱅크가 올해 3분기 반토막 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상장예비심사 청구 이후 처음 공개된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성공적인 상장을 낙관하긴 어렵다는 회의적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취약한 수익구조 개선과 비이자이익 기반 확충, 자본력 보강 등 구체적 과제를 제시해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Quick Point!
케이뱅크가 세 번째 IPO에 도전
3분기 실적 부진으로 상장 성공 여부 불투명
수익성 둔화와 투자자 설득력 확보가 주요 과제
케이뱅크는 3분기 별도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8.1% 급감한 192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1115억원)은 3.7% 늘었지만 IT 투자 확대와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일반관리비가 불어나며 수익성을 위축시켰다.
비이자이익은 229억원으로 90% 넘게 급증했으나 운용수익·가상자산 거래 수수료 등 외부 요인 영향이 컸다. 근본적인 수익구조 개선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0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 감소했다. 케이뱅크는 2년 연속 누적 1000억원대 순익을 기록하며 이익 창출 역량을 입증했다고 설명했지만 수익성 둔화가 뚜렷하게 감지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128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2022년(836억원)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23년 순이익(128억원)의 10배 규모로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입증했던 해였다. 고객도 1년 동안 321만명이 새로 유입되면서 연말 기준 고객 수가 1274만명에 이르렀고, 가상자산 거래 호조로 고객이 폭증했던 2021년을 제외하면 출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케이뱅크의 수익성은 올해 들어 뚜렷하게 둔화됐다. 고객·수신·여신 등 외형은 커졌지만 수익성이 받쳐주지 못하면서 성장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고객 수는 1497만명으로 전년 대비 300만명 늘었고, 10월 초에는 1500만명을 돌파했다. 수신 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38.5% 증가한 30조4000억원, 여신 잔액은 10.3% 늘어난 17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파킹통장 '플러스박스'는 잔액(12조원)이 1년 새 5조원 넘게 늘었고, 개인사업자 대출은 누적공급액이 3조원을 돌파하며 기업대출 잔액이 전년 대비 84.1%나 급증했다. 외형 확대만 놓고 보면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예대마진 한계 속 판관비 급증···지배구조 불안 우려도
그럼에도 수익성이 후퇴한 배경에는 예대마진 축소가 첫 손에 꼽힌다. 요구불예금 기반을 키우기 위해 연 최대 2.2% 고금리 파킹통장으로 고객을 모으는 전략이 비용 부담으로 이어졌고, 기업대출은 평균금리가 낮아 예대금리차 확대에 한계가 있었다.
여기에 AI 전환·플랫폼 고도화·신사업 투자 확대, 고객확대 경쟁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이 겹치며 판관비가 크게 늘었다. 가계대출 중심 수익모델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한계가 그대로 실적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여신 한도가 부족한 케이뱅크의 원화대출금 성장률은 매분기 하락하고 있으며, 상장 등의 추가 자본확충 없이는 추가 대출성장이 어렵다"며 "대손비용도 빠르게 증가하면서 이익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케이뱅크의 이번 IPO 추진은 금융권에서 사실상 마지막 도전으로 평가된다.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 상장 계획을 철회했고, 지난해에는 희망 기업가치가 투자자 눈높이와 맞지 않아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케이뱅크는 이번에 공모주식을 기존 8200만주에서 6000만주로 줄이며 가격 부담을 낮추는 방식으로 전략을 조정했다.
재무적투자자(FI)와의 약정은 케이뱅크를 더욱 조급하게 만들고 있다. 케이뱅크는 2021년 7250억원 증자 과정에서 내년 7월까지 상장 실패 시 드래그얼롱·풋옵션을 허용한다는 조건을 수용했다. 상장이 지연될수록 투자자 갈등과 지배구조 불안 심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코스피 지수가 4000선을 돌파하면서 IPO 환경은 이전보다 개선됐다. 상장예비심사를 제출한 케이뱅크는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일정을 조율 중이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의 밸류는 여전히 부담이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시장 강세에도 약세를 보인 만큼 수요예측 부진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관전포인트는 수익구조 안정화·성장전략 차별화
케이뱅크가 세 번째 IPO 도전에 나선 만큼 시장은 이번 상장을 좌우할 핵심 요인에 주목하고 있다. 실적 부진이 이어진 상황에서 투자자 설득력을 확보하려면 수익성과 성장성, 기업가치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안정적인 수익구조 확보와 차별화된 성장전략, 현실적인 밸류에이션 등은 이번 IPO 성패를 가를 관전포인트로 꼽힌다.
케이뱅크의 비이자이익은 업비트 제휴와 운용 수익 등 외부 요인 비중이 높아 구조적인 안정성이 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고객 증가와 외형 확대에도 수익성이 후퇴하면서 성장성과 이익간 괴리가 발생한 점도 투자자 우려를 키운다.
또한 SME 대출 확대, 인공지능(AI) 전환, 디지털자산 전략 등은 차별적 요소로 평가되지만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과 구분되는 성장전략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신사업의 방향만으로는 설득력이 제한적인 만큼 신사업의 실적 기여 시점과 경쟁 우위를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이 뚜렷한 역성장으로 나타나면서 케이뱅크의 상장 추진 자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IPO에 대한 설득력을 확보하려면 수익성 둔화 요인을 어떻게 바로잡을지, 확보한 자본을 어떤 방식으로 성장기반 확충에 투입할지 분명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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