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한 대규모 쇄신을 주문하면서 공공기관 경영 실적 평가 기준도 국정 과제에 맞춰 재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재무성과 지표를 강조하는 현행 경영평가 기준으로는 새 정부가 요구하는 다양한 공공 국책사업을 수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와 탄소 중립 등 윤석열 정부 당시 완화됐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 기준이 다시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임기근 기획재정부 2차관은 지난달 열린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직후 브리핑에서 “현재 공공기관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에 있다”며 “우리 사회 전체가 직면한 구조적 과제가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춰 경영평가 방향도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 차관은 “특히 신재생에너지와 탄소 중립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며 “공공기관 평가에 어떻게 반영할지는 향후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1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탄소 중립과 신재생에너지 등은 문재인 정부 당시 주요 평가 항목이었으나 윤석열 정부에서 완화된 바 있다. 윤석열 정부는 ESG 및 비정규직의정규직 전환 등 사회적 책임 부분에 대한 경영평가 배점을 줄이고 공공기관의 재무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재무성과 평가 배점을 두 배로 늘렸었다. 예를 들어 ‘사회적 가치 구현’ 항목은 ‘사회적 책임’ 항목으로 명칭을 바꾸고 공기업 기준으로 배점을 종전 25점에서 15점으로 축소했다. 또 ‘일자리 창출(6점)’ ‘균등한 기회와 사회통합(4점)’ 지표는 ‘일자리 및 균등한 기회’ 지표로 통합하고 배점을 종전 10점에서 5점으로 줄였다.
이재명 정부는 공공성과 효율성의 조화를 중시하고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어 ESG 및 관련 분야에 대한 배점을 늘릴 수 있다.
기재부는 공공기관 특성별로 평가 기준과 가중치를 세분화하는 ‘맞춤형 평가’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도 기관별 특성을 일부 반영해 평가지표와 배점을 조정하고 있으며 앞으로 비중 확대 여부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