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제정신?” 野 “스토커?”…이번엔 오세훈표 6·25 조형물 공방

2025-11-18

한강버스·종묘에 이어 광화문 광장에 조성될 ‘감사의 정원’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더불어민주당이 맞붙는 전선으로 떠올랐다. ‘감사의 정원’은 한국을 돕기 위해 6·25 전쟁에 참전한 22개국을 상징하는 대형 조형물 ‘감사의 빛 22’를 설치하는 사업으로, 민주당은 이 조형물의 모양을 문제삼고 있다.

민주당 한민수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에 “지난해 계엄과 탄핵의 국면을 거치며 광화문 광장은 우리에게 민주주의 그 자체의 공간이 됐다. 이 공간에 오 시장이 총 모양 23개(한국+22개 참전국) 를 줄지어 세우는 ‘받들어 총’(총기를 들고 경례하는 동작) 조형물을 세우겠다고 한다”며 “민주주의의 심장과도 같은 공간에 제정신이냐”고 썼다.

박경미 대변인도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광화문 광장의 역사적 정체성과 시민의 공간에 대한 깊은 성찰이 결여된, 근본부터 잘못된 발상”이라며 “광장의 정체성을 군사주의적이고 외세 의존적으로 퇴색시키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한국(6·25) 전쟁 참전국에 대한 감사와 예우는 필요하다”면서도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시급성도, 공공의 합의도 부족한 조형물에 시민 혈세(약 730억원)를 투입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예산 낭비”라고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전날 조형물 설치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면담한 뒤 공사 현장을 찾아 “광화문은 대한민국의 얼굴이며, 대표적 국가 상징 공간이자, 문화 국가의 미래 상징”이라며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을 모신 광화문에 굳이 ‘받들어 총’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을 국민이 이해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김 총리는 “참전국에 대한 감사 표시 방법도 얼마든지 대안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사업의 법·절차·내용적 문제는 없는지 확인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오 시장은 지난 2월 3일 광화문에 이 같은 조형물을 설치하는 배경에 대해 “6·25 전쟁 참전 22개국이 숭고한 희생으로 한국의 존재와 자유를 지켜준 데 대한 감사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가 조형물의 위치와 모양(의장대를 형상화)을 두고 반대하자, 여권이 이에 편승해 ‘받들어 총’ 논란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여권의 공세에 국민의힘은 일제히 반격히 나섰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18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김 총리는 국정을 챙기기보다 본인 스스로 서울시장 수준이라는 걸 자인하고 다니는 것 같다”며 “굳이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지방 사무에 대해 시시콜콜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건 적합한 행동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하는 부분이 다분히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도 이날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김 총리는 매일같이 서울시의 정책만 쫓아다니며 오 시장 흠집 내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최근 김 총리의 행보는 행정부의 책임자인지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했다. 이어 “김민석은 국무총리냐, 오 시장의 스토커냐”며 “선관위는 김 총리의 관권선거 개입 의혹을 즉각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6·25 전쟁 22개 참전국과 국내·외 참전용사들을 기리는 추모 공간까지 정쟁의 무대로 변질한 모습이 참으로 유감스럽다”며 “내가 하면 ‘정의로운 추모’이고, 오 시장이 하면 ‘불의한 추모’인가”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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