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임신 늘면서 자궁경부봉합술 증가
출생아에 자폐증 발생 위험 2.3배 증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도 1.7배 늘어
전문가 "자궁경부봉합술 자제 제도 마련"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자궁경부봉합술이 조산을 예방한다는 정보가 확산하고 있지만, 임신 중반 이후 수술을 받을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예상된다. 임신 24주 이후 자궁경부봉합술이 시행된 경우, 수술을 하지 않은 경우 대비 조산율이 17.9배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환자 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PACEN)은 '국내 고위험 산모의 임상적 특성 및 주산기 예후 분석을 통한 고위험 산모 관리모델 개발' 연구를 바탕으로 임상적 가치평가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출산 연령 증가로 고위험 임신이 증가하면서 자궁경부봉합술이 조산을 예방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자궁경부봉합술이 부작용 없이 조산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정보가 확산하면서 적응증(특정 검사나 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 합당한 이유)을 벗어난 수술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자궁경부봉합술의 적응증은 유산, 조산, 사산의 과거력이 없는 초임부의 경우 산부인과 진찰 시 양막이 육안으로 보이는 경우에 해당한다. 임신 16~24주에 수술하도록 권장된다. 첫 번째 임신에서 경부 길이가 짧은 경우나, 출산 시 태아가 생존할 수 있는 임신 24주 이후의 경우는 적응증에 해당하지 않는다.
'국내 고위험 산모의 임상적 특성 및 주산기 예후 분석을 통한 고위험 산모 관리모델 개발'에 따르면, 임상진료지침의 주요 권장 사항에서 벗어난 수술 시기인 임신 24주 이후 자궁경부봉합술이 시행된 경우 비수술군에 비해 조산율이 17.9배 증가했다.

출생아에게 자폐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뇌성마비가 발생할 위험도 각 2.3배, 1.7배, 19.3배 증가했다. 자궁경부봉합술 적응증인 유산, 조산, 또는 사산의 과거력이 없는 초임부가 임신 16주 이전에 수술한 경우도 비수술군보다 조산율이 3.2배 증가했다. 자궁경부봉합수술을 받은 초임부 28만9627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적응증을 벗어난 자궁경부봉합술이 조산율 증가와 출생아 예후 악화와 연관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적응증을 벗어난 자궁경부봉합 수술을 자제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중신 서울의대 산부인과 교수는 "이번 국가데이터 기반 연구는 자궁경부봉합수술의 장기적인 출생아의 경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우리나라에서 해당 수술이 권고사항에 따라 신중히 시행되어야 함을 시사하는 중요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