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콘텐트 시장의 중심축이 영화에서 숏폼(短剧)으로 옮겨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2025년 중국 콘텐트 시장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숏폼 드라마 시장은 규모와 이용자 수에서 이미 영화 산업을 넘어섰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중국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는 처음으로 영화 박스오피스를 추월했다. 2025년 8월 기준 시장 규모는 634억 위안(약 12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용자는 7억 명으로 중국 인구 두 명 중 한 명꼴이다. 하루 평균 시청 시간은 120.5분으로 위챗 등 메신저 앱 이용 시간과 비슷한 수준이다.
숏폼 급성장의 배경으로는 세 가지가 꼽힌다. 우선 정책 지원이다. 중국 당국은 2022년 말부터 ‘숏폼 드라마 플러스(+)’ 행동계획을 통해 숏폼 콘텐트 를 관광·법률·과학·브랜드 홍보 등으로 확장했다. 오락 중심 콘텐트 를 문화관광과 교육의 매개체로 키운 것이다.
콘텐트 소재도 다양해졌다. 초기 연애·복수극에서 벗어나 판타지·스릴러·법률물·직업물·가족극 등으로 장르가 확장됐다. IP 시즌 화도 본격화됐다. 숏폼 드라마 〈운묘(云渺)〉는 시즌4까지 흥행을 이어갔다.
비즈니스 모델 변화도 한몫했다. 바이트댄스의 숏폼 앱 ‘훙궈돤쥐(红果短剧)’는 무료 시청에 광고 수익 배분, 출석 체크 보상 방식을 도입해 월간 활성 이용자 2억3630만 명을 확보했다. 유료 모델을 앞세운 유쿠(优酷)를 2년 만에 추월했다.
숏폼 애니메이션도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했다. 2025년 상반기에만 3000편이 제작됐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배 급증했다. 연간 시장 규모는 200억 위안을 넘어설 전망이다. AI 기술 도입으로 제작비는 분당 2000~5000위안에서 최대 350위안까지 낮아졌다. 다만 8월 기준 전체 1802편 중 누적 조회 수 1억 회를 넘긴 작품은 8편에 불과해 ‘승자 독식’ 구조는 더욱 심화했다.
반면 영화 시장은 녹록지 않았다. 2025년 1~11월 중국 박스오피스는 450억1000만 위안으로 중국산 영화 점유율이 89.21%에 달했다. 애니메이션 〈너자2(哪吒之魔童闹海)〉가 154억4603만 위안을 벌어 전체 매출의 34.3%를 차지했을 뿐 이를 제외하면 시장 회복세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한국콘텐트 진흥원은 “중국 콘텐트 산업은 문화와 기술 융합을 강화하고 창작 역량과 수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콘텐트 시장은 지금 ‘짧고 빠르며, 기술 집약적인’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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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중국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