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버섯 든 음식으로 시부모 등 3명 살해한 호주 여성 종신형

2025-09-08

독버섯으로 자신의 시부모 등을 살해한 혐의로 호주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사건 용의자가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호주 남동부 빅토리아주 법원은 8일(현지시간) 에린 패터슨(51)이 독버섯으로 자신의 시부모와 남편의 이모 등 3명을 살해하고 남편의 이모부를 살해하려 한 혐의를 인정해 33년의 가석방 불가 기간과 함께 종신형을 선고했다.

크리스토퍼 빌 판사는 패터슨이 "3명의 생명을 앗아가고 이언 윌킨슨(살아남은 남편의 이모부)의 건강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혔다"며 "사랑하는 조부모를 빼앗긴 당신 자신의 자녀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신이 아무런 반성의 빛을 보이지 않는 것은 모든 피해자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과 같다"면서 "당신 범죄의 심각성은 최고 형량을 선고할 만한 근거가 된다"고 덧붙였다.

패터슨은 2023년 7월 말 당시 별거 상태였던 남편의 부모·이모·이모부 등 4명을 빅토리아주 레옹가타의 집으로 초대해 다진 쇠고기와 버섯이 들어간 요리를 대접했다.

식사 후 집으로 돌아간 이들은 심한 복통 등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시부모와 남편의 이모는 약 1주일 만에 숨졌고, 남편의 이모부만 목숨을 건졌다.

경찰은 패터슨이 만든 음식에 맹독성 버섯인 알광대버섯이 들어간 사실을 확인하고 그를 체포했다. 알광대버섯은 독성이 매우 강한 데다가 식용 버섯과 비슷하게 생겼다. 세계적으로 독버섯 사망 사례의 약 90%를 차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살인이 벌어진 식사 자리에는 남편도 초대받았지만 참석하지 않았다. 장기간 별거해온 두 사람은 당시 자녀 양육비 문제를 놓고 다투고 있었다.

재판에서 패터슨 측은 문제의 버섯이 독버섯인 줄 모르고 요리에 실수로 넣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패터슨이 사람마다 서로 다른 색깔의 접시에 음식을 담아 대접한 점을 들며 패터슨이 실수로 독이 든 음식을 먹지 않도록 한 것이라 판단했다. 또 경찰이 그의 집에서 압수한 PC를 조사한 결과, 사건 1년 전에 그가 근처에서 알광대버섯이 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웹사이트를 살펴본 사실이 확인됐다.

패터슨은 당시 자신이 암 진단을 받았다면서 희생자들을 식사에 초대했으나, 실제로는 그런 진단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사건은 재판 기간 호주 전역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날 법원은 이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고려해 TV 카메라를 법정 내부로 들여와 선고 장면을 생중계하도록 했다.

이 재판을 다룬 책, 다큐멘터리 여러 편과 TV 드라마도 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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