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전체 인력 감축 기조에도 보안 담당자는 확대

2025-08-18

인공지능(AI) 중심의 사업 체질 개선 영향으로 이동통신사 인력 감축 추세가 올 상반기까지 이어졌다. 정체된 통신 부문의 군살을 빼고 AI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한 조직 효율화 작업 일환이다. 다만 올해 SK텔레콤 해킹 사태로 정보보호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각사마다 보안 전담 인력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18일 이통 3사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임직원수는 3만608명으로 지난해 말 3만2991명과 비교해 7.2%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 직원수를 8.7% 감축한데 이어 올 들어서도 인력 조정 추세가 이어진 것이다.

사업자별로는 네트워크 운용·유지보수 전담 자회사를 설립하며 구조 개편에 나선 KT의 감축 규모가 가장 컸다. KT 직원수는 작년 말 1만6927명에서 올 상반기 1만4512명으로 14%가량 감소했다. LG유플러스도 같은 기간 1만571명에서 1만470명으로 소폭 줄었다.

반면 SK텔레콤은 3사 중 유일하게 직원이 늘었다. 올 상반기 SK텔레콤 직원수는 5493명에서 5626명으로 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등기 임원은 113명에서 94명으로 16.8%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임원 감축 기조는 이어가면서 현장 인력은 강화한 모습이다.

이는 해킹 사태 이후 보안 인프라 강화 영향이다. SK텔레콤은 SK쉴더스 등 보안 전문기업에 주로 외주를 맡겨왔지만 침해사고를 계기로 자체 보안 인력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SKT 정보보호 전담 인력 219명 가운데 외주인력은 168명으로 전체의 76.7%를 차지한다. 외주 비중이 60% 미만인 경쟁사들과 비교해 의존도가 높다. 다만 SKT 외주 비중은 정보보호 공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2023년 81.3%와 비교하면 크게 낮아졌다.

SK텔레콤은 정보보호 전담 인력을 현재의 2배로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내주 비중을 대폭 높여 보안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임원 감축에도 이종현 통합보안센터장(CISO)을 새로 영입하며 보안 내재화 기조를 분명히 했다.

보안 역량 내재화와 전문 인력 확충이 통신업계 주요 화두로 떠오르면서 인력 구조 변화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KT도 보안 전담인력 충원에 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황태선 CISO도 올해 미등기 임원으로 합류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해 정보보호 인력을 157명에서 293명으로 두배 가까이 늘린데 이어 추가 확충에 나선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 인력 구조 개편에서 보안 인력만 예외적으로 확대한 것은, 보안이 이제 경영의 필수요소가 됐기 때문”이라며 “향후 보안 인력 내재화가 이통사 조직 슬림화 전략의 핵심 변수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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