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놓고…美 “다같이 탈퇴” vs 中 “5억 달러 추가지원”

2025-05-21

미국과 중국이 2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총회(WHA)에서 세계보건기구(WHO)의 기능과 관련해 정면 충돌했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WHO 탈퇴를 선언한 미국은 ‘WHO 무용론’을 재차 펴며 다른 국가에도 동참을 촉구했다. 반면 중국은 5억 달러(약 6900억원)의 추가 지원을 약속하며 WHO 위상 강화에 힘을 실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 보건장관은 WHO 연례총회인 WHA에 보낸 영상메시지에서 WHO에 대해 “관료주의적 비대함, 고착화된 사고방식, 이해 충돌, 국제 권력 정치에 얽매여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빈사 상태의 WHO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며 “우리는 이미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 접촉을 시작했으며, 다른 국가들도 동참을 고려해달라”고 했다. 로이터는 총회에 참석한 194개 회원국 대부분이 침묵 속에 연설을 지켜봤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케네디 장관은 아울러 코로나19의 중국 우한 실험실 유출설을 재차 주장하며 팬데믹 당시 WHO가 중국에 편향적인 대응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의 압력 아래 WHO는 박쥐나 천산갑에서 바이러스가 기원했다는 허구를 홍보했다”며 “이는 우한 연구소에서 비롯된 중국 정부 주도의 연구 가능성을 숨기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류궈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현장에서 WHO에 대한 추가 지원을 발표하며 반박에 나섰다. 그는 “중국은 앞으로 5년간 WHO에 5억 달러를 추가 지원할 것”이라며 “일방주의와 힘의 정치가 세계 보건 안보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다자주의를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WHO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WHO 전체 예산의 10%이상인 7억 달러(약 9700억원)를 분담한 최대 후원국이다. 같은 기간 중국의 기여액은 2억 달러(약 2700억원) 수준이다. 중국의 추가 지원이 확정되면 중국은 WHO의 최대 기부국으로 올라서게 되는 만큼, WHO 내에서 영향력도 더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류 부총리는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한 케네디 장관의 주장에 대해선 “중국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책임 있고 건설적인 자세를 유지해왔다”며 “중국을 중상모략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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