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레슬링 전설 헐크 호건 별세…항년 71세

2025-07-24

1980~90년대 프로레슬링 대중화를 이끈 상징적인 인물 헐크 호건(본명 테리 볼레아)이 24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향년 71세. 세계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는 이날 성명을 통해 그의 사망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호건은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상징되는 복장, 금발 콧수염, 경기 전 유니폼을 찢는 독특한 세레모니로 프로레슬링을 넘어 대중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그의 최대 라이벌이었던 앙드레 더 자이언트와의 대결은 현재까지도 TV 시청률 기록을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비록 경기가 사전에 각본에 따라 연출되는 엔터테인먼트라는 한계가 있었지만, 호건의 캐릭터는 실제 스포츠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1985년에는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표지를 장식하며 프로레슬링을 스포츠 주류 담론에 올려놓았고, 1998년에는 전 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과 팀을 이뤄 칼 말론과 맞붙는 이벤트 경기를 치르며 스포츠와 레슬링의 경계를 허물었다. 이후에도 수많은 프로 스포츠 스타들이 WWE 링에 오르는 전통은 호건의 시대부터 이어져왔다.

WWE를 이끈 빈스 맥마흔 회장 아래, 호건은 대중적 주목도를 극대화하는 WWE 전략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가 주도한 프로레슬링의 대중화는 2014년 WWE 전용 스트리밍 플랫폼 출범과, 2023년 엔데버 그룹이 93억 달러에 WWE를 인수하는 역사적 거래로 이어졌다.

호건은 은퇴 이후에도 다양한 스포츠 분야에 모습을 드러냈다. 2024년에는 NFL 디트로이트 라이언스 구단을 방문해 댄 캠벨 감독과 홍보 영상을 촬영했으며, 진짜 경쟁을 표방하는 아마추어 레슬링 단체 ‘리얼 아메리칸 프리스타일’ 창설에도 참여했다.

그는 2015년 인종차별적 발언이 담긴 영상이 유출되면서 WWE와의 계약이 해지되기도 했다. 해당 영상에서 그는 딸이 흑인 남성과 교제하는 데 불만을 표하며 반복적으로 인종 비하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앞선 2012년 성관계 동영상 유출을 둘러싼 가우커 미디어와의 소송으로 사생활 논란이 일었던 그에게 또 다른 큰 타격이었다. 이후 2018년 WWE 명예의 전당에 복귀하며 관계가 복원됐지만,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했다. 2025년 1월 6일 넷플릭스와 WWE의 첫 합동 생중계 이벤트에서 그는 팬들의 야유 속에 마지막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헐크 호건은 생전 수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준 프로레슬링의 상징이자, 동시에 유명인의 책임과 그 그림자를 함께 보여준 인물로 기억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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