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명품 수수 의혹에 휘말리면서 명품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가격이 오르는 샤넬 플랩백에 아쉬운 마음이 든다면, 그 가방을 파는 회사의 주주가 돼보는 것도 훗날의 자산 형성에 더욱 도움이 될지 모른다.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글로벌 럭셔리 상품 전체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2840억 달러에서 2030년 34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소비 수준이 높아지며 명품 관련주가 주목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에 투자하는 방법은 미국 증시나 유럽 증시를 통해 직접 기업 주식을 매수하거나,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만든 상장지수펀드(ETF)나 관련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프랑스 증시에서 에르메스와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크리스찬 디오르를 선택하거나 구찌, 입생로랑, 보테가 베네타, 부쉐론 등을 갖고 있는 케링 등을 매수하면 된다. 영국 증시에는 버버리, 스위스 증시에는 까르띠에, 몽블랑, 바쉐론 콘스탄틴, 반클리프 앤 아펠 등을 보유하고 있는 리치몬트가 상장돼 있다. 또 홍콩 증시에 상장된 프라다도 있다.
미국 증시에서는 패션 브랜드 코치, 케이트 스페이드를 보유하고 있는 태피스트리(Tapestry)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코치는 명품계 큰손으로 등장한 MZ세대를 겨냥한 브랜딩 전략에 성공했다. 마이클 코어스와 지미 추, 베르사체를 보유하고 있는 카프리 홀딩스도 있다.
물론 브랜드 간판만 보고 덜컥 투자했다가는 실제 수익률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칠 수도 있다. 올해는 글로벌 경기 침체, 미국의 관세 정책 등으로 초고가 브랜드 실적이 주춤하고,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브랜드들이 강한 반등세를 보였다. 유럽에 상장된 명품 브랜드 기업 중 에르메스와 LVMH 등 시가총액 상위 10위 종목을 담고 있는 ‘STOXX EUROPE LUXURY 10 지수’는 지난 15일 기준 3325.4로 올해 6.76% 하락했으며, 에르메스와 LVMH는 각각 10.26%, 25.07% 떨어졌다. 반면 태피스트리와 버버리는 올해 들어 각각 54.20%, 13.04% 올랐다.
반면 주요 명품 ETF와 관련 펀드들은 올해 상대적으로 선방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럭셔리S&P(합성)’ ETF,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유럽명품10 STOXX’ ETF, IBK자산운용의 ‘IBK 럭셔리라이프스타일’ 등이 있다. ETF나 펀드가 여러 브랜드를 중심으로 자산을 분산시키기 때문에 개별 기업의 실적 부진이나 급락에도 전체 포트폴리오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보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럭셔리 펀드의 성적은 개별 명품주보다 확실히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샤넬은 비상장이라 주식을 살 수 없지만, 기업 펀더멘털을 보여주는 수치는 매년 공개한다. 샤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4.3% 감소한 187억 달러,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30% 감소한 45억 달러를 기록했다. 샤넬 상품에 대한 실물 투자도 브랜드 가치와 시장 성장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방법이다. 샤넬백의 리셀 시장이 활발하기 때문에 “‘샤테크’ 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명품 가방 가격은 사용 가치와 감정가에 좌우된다. 반면 주식 가격은 배당, 실적 등에 반응한다. 명품은 유행을 타지만, 최고의 명품주는 자산을 불려준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관세 변수 속에서 명품주 주가는 올해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럭셔리 소비 시장의 구조적 성장과 아시아 수요 확대에 힘입어 장기 투자 테마로서는 여전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별 종목 선택에 자신이 없다면 ETF와 펀드를 통한 투자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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