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부가 내년도 예산 및 기금 지출을 올해보다 7.5% 늘린 15조9160억원으로 편성했다. 폭우·산불 등 기후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이 대폭 증액됐고, 국립공원 숲속 결혼식 지원·항공기 조류충돌 예방 연구·맨홀 추락방지 시설 설치 등을 위한 예산이 신설됐다.
2일 환경부가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극한호우와 대형산불에 대비하는 예산이 대폭 증액됐다. 정부는 지류와 지천의 홍수를 막기 위해 국가하천을 정비하기 위한 예산을 올해 대비 173억원(25.2%) 늘렸다. 국가하천을 유지·보수하고, 도시 침수를 방지하기 위한 예산도 증액해 역대 최대 수준의 물관리 예산을 편성했다. 도시가 침수될 때 발생하는 맨홀 추락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추락방지 시설 20만개를 설치하는 사업(1104억원)도 신설했다. 97억원이던 국립공원 산불대응 예산은 424억원으로 3배 넘게 올렸다.
곤충과 조류 연구에도 더 많은 비용이 투입된다. 환경부는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 등 곤충 대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친환경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예산을 기존 2억원에서 5억원으로 늘렸다. 공항 인근 철새의 생태 특성을 연구해 조류 충돌 예방 등 항공 안전에 활용하기 위한 사업도 신설해 22억원을 투자한다.
장항 국가습지와 팔공산 국립공원에도 적극 투자한다. 환경부는 장항국가습지를 본격적으로 복원해 훼손지 생태복원의 본보기로 삼고 생태관광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팔공산 인근 인프라 조성을 위한 예산은 160억으로 증액했다.
북한산, 계룡산, 무등산 등 국립공원에서의 숲속 결혼식을 지원하는 예산(35억)도 새로 만들어졌다. 환경부는 결혼식장 인프라를 조성한 뒤 예비부부에 사진 촬영과 메이크업 비용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습기살균제 문제해결을 위한 출연금도 100억이 편성됐다. 환경부는 향후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예정이며, 먼저 피해자·유족을 위한 소통 공간 조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3년째 동결됐던 기후위기 취약계층 지원 예산은 13억원 증액됐다. 이 예산은 야외노동자를 위한 쉼터 조성, 차열 페인트 도장사업 지원 등에 쓰인다. 2일 국회에 제출된 예산안은 심의·의결을 거쳐 연말까지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