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거리 늘수록 충격도 누적되는 ‘이곳’··· 부상 없이 운동하려면

2025-06-05

건강을 위해 달리기를 즐기는 동호인이 늘고 있지만 무리한 운동은 근골격계 질환이나 부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특히 고관절은 잘못된 자세와 반복적인 충격으로 손상을 입으면 다양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발목이나 무릎에 비해 고관절은 달리기와 관련해 다칠 수 있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달리면서 몸에 가해지는 충격은 관절에 부담을 주는데, 고관절은 상체와 하체를 연결하면서 체중을 지탱하는 특성상 잘못된 자세가 계속되면 염증과 연골 손상, 골절 등 다양한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골반과 주변 근육의 불균형, 다리 길이 차이도 고관절의 균형을 무너뜨려 부상 가능성을 높인다.

고관절에 발생한 손상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적고 다른 부위의 이상으로 오인하기 쉬워 방치했다 더 심각한 상태로 진행될 위험도 있다. 발목·무릎과 달리 관절을 직접 보거나 만지기 어려운 깊은 지점에 자리잡고 있어 손상이 발생해도 초기에는 허리나 엉덩이 통증으로 착각하기 쉽다. 자각 증상도 늦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을 방치하면 미세한 염증이 점차 진행되어 연골이 닳고 심하면 뼈에 괴사가 생기기도 한다. 고관절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에 긴 시간이 필요하며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어 달리기를 하다 이상 징후가 느껴지면 빠른 진단과 조치가 필요하다.

달리기 때문에 생길 수 있는 고관절 질환 중에선 고관절 점액낭염이 가장 흔하다. 점액낭은 관절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해주는 역할을 하지만 반복적인 마찰과 압박으로 염증이 일어날 수 있다. 엉덩이 바깥쪽에 있는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면 계단을 오르거나 옆으로 눕는 등의 동작에서 통증이 심해진다. 또 다른 질환은 고관절 스트레스 골절로, 달리는 거리가 과도하거나 운동량을 갑자기 늘릴 때 뼈에 미세한 금이 가면서 발생한다. 초기에는 단순 근육통처럼 느껴져 방치하기 쉽지만 적절한 치료 없이 계속 달릴 경우 골절이 더 진행될 수 있다. 보다 심각한 질환인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고관절에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뼈가 괴사하는 병이다. 운동할 때 사타구니 안쪽 깊은 지점에 통증이 나타나며 보행에도 영향을 미친다. 치료 적기를 놓치면 인공관절로 치환하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고관절 질환을 초기에 발견하면 대부분은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법으로도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주변 부위에 부담이 가지 않게 휴식하면서 염증을 가라앉히면 호전될 수 있다. 김상민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통증이 지속되거나 증상이 심해지면 영상진단을 통한 정밀 평가와 함께 스테로이드 주사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며 “특히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처럼 구조적 손상이 진행된 경우에는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예후를 좌우하므로 고관절 통증을 단순한 근육통으로 넘기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관절은 한번 망가지면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에 통증이 나타났다면 무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무리한 주행 거리와 갑작스러운 강도 증가, 잘못된 자세, 불균형한 근육 상태 등이 복합적으로 고관절에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가하면 손상의 원인이 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충분한 준비 운동과 스트레칭, 개인 체력에 맞게 운동 강도를 조절하는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달리기 전에는 고관절 주변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고 운동 후엔 냉찜질과 회복을 위한 스트레칭을 병행하면 도움이 된다”며 “신발 선택도 중요한 요소로, 충격 흡수가 잘 되는 쿠션화를 사용하고 노면이 고르지 않거나 경사가 심한 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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