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취소된 전세기…ICE 수용시설엔 적막만

2025-09-10

10일(현지시간) 오전 3시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 이민세관단속국(ICE) 수용시설 앞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 고요하기만 했다. 철조망 너머 아무런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았다. 원래대로라면 두세시간 후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을 이송하기 위한 준비가 시작됐어야 할 시간이었다.

앞서 외교부는 이날 오후 2시30분 애틀랜타 공항에서 이들을 태운 전세기가 한국으로 이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00여명을 나눠 태운 ICE 호송차량 버스 6~7대가 행렬을 이뤄 달릴 시간을 감안하면 늦어도 오전 6시에는 버스가 출발할 것으로 예상됐다. 포크스턴에서 애틀랜타 공항까지의 거리는 약 428㎞이다.

수감된 직원들은 전날 오후 1시부터 수용복을 벗고 체포 당시 입었던 사복으로 갈아입는 등 퇴소 절차를 밟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소식을 들은 LG에너지솔루션 및 협력업체 관계자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이틀 전 정부가 10일 전세기를 띄울 수 있을 거라고 말했을 때 사실 믿지 않았는데 정말로 뜨게 됐다”고 기뻐했다.

그러나 오전 2시50분쯤 한국에서 “미 측의 사정으로 10일 전세기 출발이 어렵게 됐다”는 발표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한국인을 태운 ICE 호송차량이 나오는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수용소 앞에 일찍부터 대기하고 있던 국내 언론사 기자뿐 아니라 외신 기자들도 허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전세기 이륙이 취소됐다는 소식에 황급히 ICE 수용시설 앞으로 달려온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도 “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다. 본사 측에서도 왜 연기됐는지 이유를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당황해했다. 그러면서 “귀국할 준비를 하고 있던 수용시설 안 직원들의 심정이 어떨지 너무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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