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위지관절? 대체 이게 뭐죠” 손가락 잘린 40대男의 비극

2025-07-22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이 일은 먹는 일이 힘들다.

의뢰받은 현장 주변의 식당부터 체크하는 게 일이다.

외지로 일하러 나가 ‘맛집’을 찾는 게 아니다.

사건은 많은 경우 변두리에서 벌어진다.

점심 한 끼 때울 만한 마땅한 밥집이 없는 곳이 많다.

힘쓰는 일이다 보니 먹어야 버티는데 그 먹는 일조차 ‘일’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일하다 말고 밥 먹자고 먼 거리를 다녀오기도 귀찮다.

또 무엇보다 악취가 밴 느낌으로 손님 많은 식당에 들어서는 게 꺼려진다.

붐비는 시간 앞뒤로 대충 해결하려고는 하는데 그러다 보면 결국 때를 놓치기 일쑤다.

중국집 배달을 시켜먹기도 하는데, 현장이 외져서 거리가 되는 곳이 많다 보니, 퉁퉁 불어터진 면에 젓가락을 꽂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그날은 이른 아침부터 땡볕이 대단했다.

장비들을 옮기는 잠깐 동안에도 속옷까지 축축하게 젖어들어갔다.

바지가 다리에 들러붙어 한 걸음 한 걸음 떼기도 힘들었다.

일을 하다 보면 땀을 쏟아 수시로 이온 음료를 마셔야 한다.

비릿한 음료로 물배를 채우다 보면 점심때가 돼도 입맛이 없다.

차라리 좀 이르게 대충 뭔가 먹어두고 일을 마친 뒤에 제대로 된 식사를 하는 편이 나았다.

그래서 택한 게 김밥 정도를 대충 사가는 거다.

“입맛이 없어도 다 먹어. 땀을 많이 흘리면 두통까지 오더라. 요새는 갑자기 다리에 쥐가 나더라.”

일시적으로 땀을 너무 많이 흘리면 마그네슘이 부족해져 근육경련이 일어난다고.

수시로 수분을 섭취하고 마그네슘도 꼭 챙겨 먹으라는 아내의 당부를 같이 간 직원에게 내가 잔소리처럼 해댄다.

현장은 옛날 주택가에 덩그러니 들어선 원룸 건물.

동네 분위기로 봐선 세가 비싸지 않을 것 같아 보였다.

반지하가 아니고 반계단 올라가는 1층.

베란다가 길가 방향으로 나 있어 작업이 수월했다.

창문으로 웬만한 짐은 트럭으로 바로 던져도 되는 구조였다.

“포장해서 베란다로 던져도 되는 짐은 미리 분리해 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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