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취임 후 첫 국회 대표질문서
3대 안보 문서 조기 개정 호소에
무기 수출 완화 등 “조속히 실현”
국가정보국 창설 등 발언마다 극우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지난 4일부터 시작된 취임 후 첫 국회 대표질문에서 안보와 국내정치 등에서 보수적인 정치 성향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아사히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국회 대표질문에서 경제를 중시하는 동시에 보수적인 정책들을 진행시키려는 자세를 강조했다고 5일 보도했다. 일본 의회는 4일 중의원(하원)부터 다카이치 총리의 소신표명 연설에 대해 각 정당 대표 등 간부들이 질문하는 대표질문 일정을 시작했다.
아사히는 먼저 다카이치 총리가 국가안보와 관련해 “인도태평양에서는 중국, 북한의 군사력 증강, 중러나 북중의 제휴 강화 등을 볼 수 있다”면서 3대 안보 3문서 조기 개정의 필요성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3대 안보문서란 일본의 국방 정책 방향에 대한 핵심 지침을 담은 문서다.
다카이치 총리는 또 소신표명 연설에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던 방위장비 이전에 대해서도 운용지침의 재검토를 조속히 실현하기 위해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자민당은 일본유신회와 새로 연립정권을 이루면서 무기 수출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는 방위장비 이전 원칙을 완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현재 방위장비 이전 원칙에는 무기 수출의 목적을 구난, 수송, 경계감시, 소해(바다의 기뢰 등 위험물 제거)로 한정하는 운용지침이 포함돼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대표질문에서 “방위장비 이전은 바람직한 안보환경을 창출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적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아사히는 자민당·공명당 연립정권 때 브레이크 역할을 했던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하면서 다카이치 총리가 이 같은 안보정책을 단번에 진행시킬 생각이라고 전망했다.
지지통신은 다카이치 총리가 헌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시대의 요청에 응할 수 있는 헌법을 제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조금이라도 빨리 헌법개정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이뤄지는 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끈질기게 전력을 다 할 각오”라고 강조했다. 일명 평화헌법이라 불리는 일본 헌법 9조는 전쟁·무력행사 포기, 전력 불보유 등의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데, 자민당과 일본유신회는 이 내용의 개정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또 “전후 가장 엄격하고 복잡한 안보 환경”이라면서 국가정보국 창설 의지도 드러냈다. 아사히는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직후 외교무대에서는 한국, 중국이 우려하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삼가는 등 현실노선을 취했지만, 국회에서는 소신표명연설에서 보였던 선명한 보수 성향을 다시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안보뿐 아니라 외국인 정책·성평등 정책에 있어서도 보수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외국인정책과 관련해 “일부 외국인에 의한 위법 행위나 일탈로 국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선택적 부부별성 제도 도입에 대해서도 부정적 자세를 드러냈다. 선택적 부부별성이란 결혼 시 부인이 남편의 성을 따라가야 하는 일본에서 부부가 다른 성을 쓰는 것을 허용하자는 제도다.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는 방위비 증액, 적극재정정책의 재원 마련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그는 재원에 대한 입헌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앞으로 진행시키는 가운데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5일 진행된 중의원 대표질문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국회의원 정수 삭감을 위해 연내에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를 실시할지에 대한 질문에 “서둘러야 할 것은 고물가대책이다. 해산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자민당 비자금 사건에 연관된 사토 케이 참의원 의원을 관방부장관에 기용한 것에 대한 질의에는 “국회 운영에 혼란을 초래해 진지하게 사죄 말씀을 드린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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