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해외 먹거리, ‘성공의 키’는 미국 시장에 있다

2025-08-11

[미디어펜=조태민 기자]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사들이 다양한 수주 전략을 통해 해외 건설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뒀다. 하반기에는 많은 나라 중 미국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국과 미국이 조성하기로 한 ‘대미 투자펀드’에 한국 건설사들의 강점인 원전이 포함되는 등 기회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체결된 한국과 미국은 '한-미 관세협상'을 통해 반도체, 원전, 2차전지, 바이오, 에너지, 핵심 광물 등에 투자하는 약 2000억 달러 규모 ‘대미 전략산업 투자펀드’ 조성에 합의했다.

앞서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오는 2050년까지 자국의 원전 발전 용량을 현재의 4배 수준으로 확대하고, 이를 위해 원전 약 300기를 추가로 건설하겠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자국 원전기업인 웨스팅하우스를 중심으로 오는 2030년까지 1000㎿급 이상의 대형 원자로 10기를 착공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건설 비용만 약 1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원자력산업협회 관계자는 “미국의 대규모 원전 프로젝트를 웨스팅하우스가 단독으로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이라며 “세계적인 원전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미국 내 원전사업 진출에 대한 희망을 드러냈다.

원전 뿐만 아니라 미국 건설시장에서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확대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함께 솟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2023년 전체 해외건설 수주액은 333억1000만 달러였다. 이 가운데 미국은 100억 달러를 기록하며 단일 국가 기준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북미·태평양 지역 전체 수주도 103억 달러(31.0%)로 중동(114억 달러·34.3%)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당시 미국은 리쇼어링(해외공장의 국내 복귀)을 내걸고 강력한 무역정책을 펼쳤다.

이후 지난해 북미·태평양 수주는 46억7825만 달러(12.6%), 올해 1~6월 수주는 27억3400만 달러로 전체(310억1334만 달러)의 8.8%까지 축소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대미 투자펀드’가 2023년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국토교통부도 대미 투자펀드 조성에 합의한 이후 최근 미국 친환경 ‘블루 암모니아’ 건설 프로젝트에 자체 펀드 운용을 통해 총 6000만 달러 규모의 자금 출자를 승인했다.

국내 건설사들도 미국 시장서 기반을 다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최근 미국 시카고와 워싱턴D.C.에서 현지 대형 건설사들과 릴레이 협약을 맺었다. 와이팅-터너(Whiting-Turner), DPR 컨스트럭션, 자크리(Zachry) 등과 함께 현지 원자력 프로젝트 수행 전반을 아우르는 협업을 추진한다.

특히 미국 에너지 디벨로퍼 페르미 아메리카와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에너지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미 텍사스주 아마릴로 외곽 2335만㎡ 부지에 AP1000 대형원전, 가스복합화력, 태양광 및 배터리에너지저장시스템 등을 결합한 11GW규모 전력 공급 인프라와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 밖에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37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한 첨단 반도체 팹을 건설했다. SK에코플랜트는 미국 내 태양광 발전소, 연료전지, 배터리 재활용 공장 등 친환경 인프라 프로젝트에 선제적으로 대응 중이다. 한미글로벌도 자회사 오텍을 통해 미국 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2차전지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향후 한국과 미국의 대규모 투자 펀드를 바탕으로 협력이 이뤄진다면 원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 건설사들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