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한 장식의 봉황 그림과 절제된 다도 그릇, 찰나라는 순간의 가을풀무늬, 삶에 쉼표를 주는 노 가면 등 한국과 같은 듯 다른 일본 전통 미술을 꾸밈·절제·찰나·유희 4가지 주제로 정리한 전시회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도쿄국립박물관과 공동으로 ‘일본미술, 네 가지 시선’ 특별전을 17일부터 8월 10일까지 상설전시관 3층에서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전시는 두 기관의 소장품 62건을 한자리에 모았다. 도쿄 측은 일본 중요문화재(한국의 ‘보물’) 7건을 포함해 40건을 출품했고 이 중 38건은 국내에 처음 공개된다.
주요 전시품으로는 에도 시대인 18세기 가노 히데노부의 ‘봉황공작도병풍’, 16~17세기 다도 도구인 ‘시바노이오리 물항아리’, 에도 시대 장식 화풍의 거장 오가타 고린이 그린 ‘가을풀무늬 고소데(기모노)’, 전통 공연 예술인 노(能)에 사용된 ‘노 가면 샤쿠미’ 등이 포함됐다.

1부 ‘꾸밈의 열정’에서는 장식성에 초점을 맞춰 선사 시대 토기 중 장식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일본 조몬 토기부터 에도 시대 금박 그림 병풍 등을 소개한다. 2부 ‘절제의 추구’는 일본의 다도 문화를 중심에 두고 강조했다. 3부 ‘찰나의 감동’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을 바라보며 아쉬워하면서도 그 순간의 아름다움에 감동하는 ‘찰나(아와레)’ 정서를 조명한다.

이어 4부 ‘삶의 유희’에서는 유쾌하고 명랑한 ‘유희(아소비)’로서 전통 극인 노와 교겐 도구들, 풍속화 우키요예 등이 소개된다. 후지와라 마코토 도쿄국립박물관장은 “한국인에게 사랑을 받는 일본 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근간인 일본 미술을 소개하게 돼서 고맙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전시는 일본 미술의 전반적인 성격을 강조하다보니 시대성이 생략돼 일본 역사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상설전시관 3층에 있는 기존 박물관 ‘일본실’과 함께 참관하면 도움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