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신안 앞바다 풍력발전기 설치선 짓는다...현대건설과도 맞손

2025-08-19

한화오션이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WTIV)을 건조해 2028년 국내 해상풍력 사업 건설 현장에 투입한다.

한화오션과 현대건설은 19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국내 해상풍력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신안우이 해상풍력’ 사업에서 한화오션이 전반적인 개발·시공 및 WTIV 건조·공급을 담당하고, 현대건설은 시공출자 및 공동도급사로 참여하면서 설계·조달·시공(EPC)를 맡는 내용이다.

신안우이 해상풍력 사업은 전남 신안군 우이도 남동측 해역에 390메가와트(MW)급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한화오션과 SK이터닉스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추진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 3조1000억원을 들여 2029년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한화오션이 이번에 짓는 WTIV는 15MW급 대형 해상풍력발전기를 여러 대 동시에 운송·건설할 수 있는 규모다. WTIV는 블레이드, 터빈, 타워 등 해상풍력발전기 기자재를 해상으로 나른 뒤 수심 60~80m에 하부구조물을 세워 단단히 고정하고 이후 대형 크레인을 통해 타워와 터빈 본체를 조립하는 역할을 맡는다. 최근 많은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발전기 크기가 커지고 해상풍력단지 위치가 육지에서 멀어지면서 WTIV의 필요성이 커졌다.

국내 조선사 중에서는 한화오션이 2009년부터 최근까지 총 4척을 수주해 3척을 인도했고 1척은 건조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3척을 수주·인도했고, HD현대중공업은 수주실적이 아직 없다. 류민철 한국해양대 교수(친환경선박연구센터)는 “WTIV는 수익성이 높지 않아 건조량이 적었지만, 향후 국내외 수요가 늘어나면 조선업계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국이 강력한 경쟁자다. 노르웨이 에너지전문지 ‘업스트림’이 중국조선공업협회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에서 건조된 WTIV 37척 중 89%인 33척이 중국에서 건조됐다. 세계풍력협회에 따르면 WTIV 보유국은 중국 56척, 유럽 49척, 중국 외 아시아 국가 11척, 한국 1척 등이다. 중국의 건조·보유량이 많은 것은 재생에너지를 전략산업을 지정해 지급보증(RG) 등 금융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자국 내 꾸준한 수요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한국은 해상풍력발전기를 더 늘리려 해도 WTIV를 중국 선사에서 빌려야 하는 처지다. 지난해 10월 중국 국적의 WTIV ‘순이 1600호(현재 국내 사업자가 매입)'가 정부 허가 없이 전남 해상풍력사업 현장에 무단 진입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해상풍력 프로젝트와 WTIV 발주 연계를 추진한다면 국내 조선사는 지속적인 수요를 바탕으로 기술을 축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