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韓, 미 군사지원 덕에 발전"…中 열병식 직후 이런 발언한 이유

2025-09-04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이 지원해주면 우크라이나도 한국처럼 발전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프랑스 매체 ‘르 푸앵’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전쟁 이후 남북으로 분단됐으나 경제 발전을 이룩한 한국의 시나리오가 우크라이나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 시나리오가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뭐든 가능하다고 말할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러한 한국식 시나리오의 핵심은 미국의 군사적 지원이다. 한국에는 북한의 장악을 막는 강력한 동맹국 미국이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은 안보를 보장해 주는 수많은 방공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도 한국이 보유한 패트리엇 시스템 같은 신뢰할 수 있는 안보보장을 할 결심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은 PAC-2, PAC-3 등을 미국이 개발한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체계를 수입해 운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천궁(M-SAM) 등 국산 무기도 운용하며 한국 자체 다층 방공망(KAMD)을 구성하고 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은 여전히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한국의 경제가 번영하고 있고 동맹(미국)으로부터 보호받고 있지만, 북한이 지금과 같은 상태로 존재하고 지도부의 성격이 변하지 않는 한 한국은 완전히 보호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중국에서 대규모 열병식이 열린 뒤 나와 주목된다. 열병식과 분열식 두 단계로 나뉘어 약 70분간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중국은 최대 사거리가 약 1만 4000km에 달해 미 본토 전역을 포함한 전 세계를 사정권으로 두는 것으로 추정되는 차세대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DF(둥펑)-61 등 육해공 최신 무기를 잔뜩 선보였다.

특히 이 열병식에서 중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각각 의전서열 1, 2위로 예우했다. 이를 두고 미국, 유럽 등의 서방 국가들에 맞서 중국이 북중러 결속과 반서방 연대를 과시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또 이런 시점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미국의 군사지원과 우크라이나의 발전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미국의 군사 지원을 통한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을 에둘러 강조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또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위협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맥락으로도 읽힌다.

러, 푸틴 열병식 보는 동안 우크라 타격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이어갔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열병식을 보는 동안 드론 500여대와 미사일 20여발을 날려 우크라이나를 타격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날 “러시아가 쏜 드론 430대와 미사일 21발을 격추 혹은 무력화했다”고 전했다. 다만 타격이 성공한 지역에서는 주택이나 민간 시설이 파손되고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그러면서도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양자 회담을 제안하고 나섰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자회담에 대해 “가능하다”며 “젤렌스키가 준비된다면 그가 모스크바에 오게 하라. 그러한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간 푸틴 대통령과의 대면 회담을 요구해온 바 있지만, 그는 이날 엑스(X)에 올린 글과 기자회견 등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열병식을 참관하는 동안 러시아가 공습을 한 데 대해 비판 입장을 잇따라 냈다. 그는 “명백히 과시적인 공격”이라며 “이는 러시아가 종전 노력을 일절 거부하고 계속 싸우기를 바란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주장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