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부동산 종합 마케팅 기업으로 변신 중인 HDC랩스가 내년 부동산 매매 추천 서비스를 선보인다.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주식·채권 투자를 추천하는 은행·증권사의 로보어드바이저처럼 알짜 아파트나 상가를 선별하고, 매매 시점까지 조언해주는 신개념 서비스다.
김성은(사진) HDC랩스 대표는 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고객 정보를 입력하면 고객이 원하는 물건을 보여주는 시대가 온다”며 “내년에는 프롭테크(부동산 정보기술) 업계 최초로 AI 매매 추천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HDC랩스는 HDC그룹의 인공지능사물인터넷(AIoT) 서비스 자회사다. 지주사인 HDC가 부동산R114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25년간 축적된 부동산R114 부동산데이터 사업 부분을 양수했다.
프롭테크 시장이 포화 상태인 상황에서 정보 탐색 중심의 서비스만으로는 생존하기 어렵다는 게 김 대표 생각이다. 다방·직방 등 프롭테크 1세대의 등장으로 정보 탐색 중심의 D2C(Direct to Consumer·소비자 직접 판매) 시장이 형성됐지만 사업 모델이 비슷한 경쟁사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는 “고객들은 급해지고 시간은 생명인데 현재 시장에는 그런 수요에 부응하는 서비스가 없다”며 “매수자와 매도자를 빠르게 연결해주는 것을 넘어 고객이 원하는 매물을 제공하는 사업 모델 중심으로 시장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AI 추천 서비스는 당장 매매 계획이 없더라도 고객 금융 자산과 트렌드를 봤을 때 어느 지역에서 언제쯤 사는 것이 좋을지 알려주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방향을 읽고 재테크를 미리 준비하는 에이전트가 되어주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유료화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추천서비스는 기본적으로 모두 무료로 오픈하고, 프리미엄 서비스만 유료화하는 투트랙 모델을 생각 중”이라며 “금융사 웰스매니지먼트처럼 1년 단위로 장기간 이용하는 경우 프리미엄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은 국내 자산시장에서 최고의 상품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추천할 때 주식보다 민감하고, 여러 악재와 호재까지 검토해야 하는 분야”라며 “다양한 방법으로 기술 검토를 거쳐 상품의 완결성이 이뤄지면 유료화까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HDC랩스는 장기적으로 제조사 투자,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로봇 서비스업까지 확장하는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부동산 관리 사업에서 검증된 AI 능력을 가정용 로봇으로까지 확대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올해 서울 구로구 고척 아이파크 단지에서 로봇 전문기업과 협업해 개발한 ‘헬퍼 로봇’을 시범 도입한다. 김 대표는 “HDC랩스의 목표는 로봇이 메인인 기업이 되는 것”이라며 “AI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로봇 신사업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