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습형 BCI 개발 매진…이르면 2028년 의료현장에 보급할 것"

2025-06-25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 Computer Interface·BCI) 기술을 통해 사지 마비 환자도 회사를 다니며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날이 곧 올 것입니다.”

이기원(사진) 와이브레인 대표는 25일 서울경제신문 인터뷰에서 “BCI는 단순한 의료기기가 아니라 평생 마비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권과 사회 복귀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와이브레인은 국내에서 드물게 BCI 기술의 전 주기를 아우르는 연구를 진행하는 기업이다. 뇌 신호 측정 전극부터 자체 칩셋, 신호처리 회로, 디코딩 소프트웨어, 인허가 역량까지 모두 직접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신소재공학을 전공한 디바이스(기기) 소형화 전문가다. 이에 더해 의료기기 인허가 및 상용화 경험까지 갖고 있다. 그는 “우리는 단순한 연구에 그치지 않고, 비침습부터 침습형까지 모든 레벨에서 실사용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며 “기술을 보급 가능한 형태로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와이브레인은 그간 비침습형 BCI를 중심으로 연구를 이어왔다. 특히 우울증을 치료하는 전자약 ‘마인드스팀’은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시판 허가를 받은 후 현재까지 국내 상급종합병원 13곳 및 종합병원 5곳, 병원 13곳, 의원 125곳에 도입돼 활용되고 있다. 또한 머리에 쓰는 형태의 디바이스를 통해 생각만으로 전동 휠체어나 로봇 팔을 움직이는 시스템도 개발해 연구 중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비침습 방식은 뇌파 신호가 희미하고 외부 자극에 취약해 반응속도를 높이려면 정확도를 희생해야 하는 기술적 한계가 있다”며 “최근에는 침습형 BCI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와이브레인의 침습형 BCI는 뉴럴링크보다 이식 부위가 얕은 ‘최소침습’ 방식이다. 전극을 대뇌피질에 삽입하는 대신 두개골을 열고 그 위에 초소형 전극을 ‘부착’하는 형태다. 이 대표는 “뉴럴링크는 수천 개의 전극을 뇌 조직 깊숙이 삽입하지만, 이는 장기적 면역반응이나 기계적 이탈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우리는 피질 표면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접근해 침습 정도는 줄이면서도 충분한 신호 해상도와 안정성을 확보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러한 방식은 인허가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그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전극 소재에 따라 생체적합성 평가를 면제하는 등 유연한 규제를 운영하고 있고 중국은 지방정부가 수술 비용을 일부 보조하면서 임상 적용을 빠르게 확산시키고 있다”며 “한국은 아직 BCI를 위한 명확한 의료기기 품목군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와이브레인은 고려대·KIST와 함께 전극을, 한양대와 스위스 취리히공대와 회로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칩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를 통해 양산 준비 중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전임상 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는 BCI 기술이 단순히 신경 질환 환자의 삶을 돕는 데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척수 손상 등으로 마비된 환자가 자립적으로 이동하고 직장에 복귀해 다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이라며 “운동 의도를 디코딩해 휠체어나 로봇 팔을 조작하는 기술은 사실상 이미 구현이 끝났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것은 제도와 시장 수용성”이라며 “이르면 2028년, 늦어도 2030년에는 이 기술이 실제 의료 현장에 보급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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