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저지주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A(23) 씨는 유년 시절 도벽이 심하고 일탈 행동이 잦았던 비행 소녀였다. 4살 때 이혼한 부모가 A씨의 오빠(24)와 A씨의 양육을 포기하자 마음의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양육자가 없었던 A씨 남매의 인생이 달라진 건 서울 관악구 동명아동복지센터에 입소하면서다. 동명아동복지센터를 통해 학창 시절 우연히 미국 유학 기회가 주어졌고, 미국 자선단체 야나(YANA·YouAreNotAlone)가 현지 후원 가정을 물색하면서 A씨는 미국에서 간호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다.
현재 억대 연봉을 받으며 경제적으로도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 A씨는 1년에 한 번씩 동명아동복지센터를 찾는다. 입소한 어린이들에게 “너는 혼자가 아니야”라고 조언하며 후원한다. 유학을 꿈꾸는 아동을 데려가 미국서 자리 잡을 수 있게 지원하는 게 A씨의 꿈이다.

34개 아동양육시설 운영하는 서울시

A씨처럼 유년 시절 가정이 해체되거나 학대를 받은 아이들은 마음에 불안과 상처가 자리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와 신뢰가 깨진 아동은 더 이상 사회를 믿지 않고 일탈행동·문제행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들에게 상담이나 전문 치료를 제공하고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곳이 바로 동명아동복지센터와 같은 아동양육시설이다. 서울시는 동작구(4개)·은평구(4개)를 포함해 20개 자치구에서 총 34개의 아동양육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9월 말 기준 이곳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은 1476명이다.
아동양육시설의 목표는 이들이 스스로 미래를 꿈꾸고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심리·정서 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학대·기아·미아 등 과거에 경험한 상실을 치유하기 위해서다.
또 이들 중 기질적이나 병리적, 혹은 다른 이유로 심각한 일탈행동을 하는 아동을 위해선 집중 치료를 지원하는 아동힐링센터를 운영한다. 후원·자기개발·자원봉사 프로그램도 있다. 아동들이 자립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생활지도원이 야간에도 근무할 수 있도록 3교대 근무에 필요한 예산도 지원 중이다. 성장통, 심야 화장실, 악몽, 감기, 고열 등 다양한 상황에서 아이들을 양육하려면 야간에도 생활지도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올해 34개 아동양육시설에 지원하는 총예산은 1035억원이다.
심리·정서 프로그램으로 자립 지원

양육자 심리상담 지원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일반 가정과 다른 삶을 깨닫는 일부 아동은 주 양육자인 생활지도원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경우가 있다. 정신적·육체적 폭력을 당하는 생활지도원을 위해 서울시는 지난 4월부터 심리 상담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마채숙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아동양육시설이 안정적인 양육 환경을 제공해 아동들이 신뢰·자존감을 회복해 자립할 수 있도록 맞춤형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진로·주거·정서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등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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