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채널 아리랑TV 데일리 문화정보 프로그램 1DAY 1K-CULTURE가 한국전쟁 발발 75년을 맞아, 오는 6월 23일부터 25일까지 매일 오전 8시 30분에 각기 다른 시선으로 한국전쟁을 조명하는 특별 방송을 진행한다.
우선 6월 23일 방송되는 K-TREND에서는, 국가보훈부가 주최한 ‘유엔참전국 후손 교류캠프’의 생생한 현장을 밀착 취재한다.

올해로 75주년을 맞은 한국전쟁. 이번 캠프에는 전 세계 22개 유엔참전국에서 모인 젊은 세대들이 참여해, 조부모 세대가 발자국을 남긴 한국 땅을 다시 밟으며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시작된 캠프는, 단순한 역사 교육을 넘어 각국 후손들이 전쟁의 현실과 평화의 소중함을 몸소 느끼고 교류하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참가자들은 해설사의 안내를 따라 전시관을 둘러보고, 유엔 참전용사들의 이름이 새겨진 명판과 사진 속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을수록, 자신들의 뿌리와 연결된 역사의 현장이 더욱 가깝게 다가왔다는 후문이다.

캠프 여정은 전쟁기념관에 그치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이후 서울 도심을 직접 누비며 현재의 한국을 생생하게 체험했다. 명동의 활기찬 거리와 냉면 한 그릇, 거리 공연과 화장품 매장까지 참가자들은 한국이 어떤 모습으로 변모해왔는지를 다채롭게 경험하며, 75년 전 전쟁터였던 땅이 오늘날 어떻게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도시로 탈바꿈했는지를 눈으로 확인했다.
캠프 하이라이트는 DMZ 방문 이후 진행된 ‘코리아 메모리얼 페스타’였다. 축제 현장에서는 각국 참가자들이 자신들의 나라 국기를 두르고 무대 위로 올라, 재해석된 군복을 입고 당당하게 런웨이를 걸었다. 패션을 통해 전쟁의 상처를 기억하고, 그 안에 깃든 희생과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특별한 시도였다. 이 자리에는 전통 문양과 한국적인 감성을 세계에 알린 디자이너 이상봉도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24일 방송되는 K-PEOPLE에서는 6·25 종군기자 故 임인식과 사진작가 임정의, 부자의 기록을 조명한다.
故 임인식 기자는 한국전쟁 당시 국방부 사진부대 대장으로 활동하며, 총 대신 카메라를 들고 전장을 누볐다. 다부동 전투, 인천상륙작전, 서울 수복, 정전회담 등 주요 전투는 물론, 피난민의 행렬, 학도의용군, 민간인의 삶과 고통까지 그의 렌즈는 한국전쟁의 참상을 기록으로 남겼다.

방송에서는 아들 임정의 작가가 운영 중인 ‘청암아카이브’를 통해, 임인식 작가의 사진들과 더불어 그 사진에 얽힌 기록자의 체험과 시대적 배경을 함께 풀어낸다. 故 임인식 기자가 영국 종군기자 랜돌프 처칠과 함께 다부동 전선을 취재하던 중 총상을 입었던 사건, 개성 정전회담장에서 북한 병사와 나눈 대화 등은 전쟁의 현실을 간접적으로 증언하는 귀중한 사료로 소개된다.
임정의 작가는 어린 시절 암실에서 아버지의 사진 인화 작업을 도우며 사진의 기록성과 무게를 자연스레 체득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사진은 시각적인 언어이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이 사진 한 장에 담겨야 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사진을 찍는 것, 그것이 제 목표”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6월 25일 방송되는 K-STORY에서는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을 만나본다.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2018년 개봉한 다큐멘터리로, 1951년 한국전쟁 고아 1,500명이 비밀리에 폴란드로 이송된 사건을 다룬다. 언어도 문화도 전혀 달랐지만, 폴란드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사랑으로 품었고, 아이들 역시 그들을 ‘마마’, ‘파파’라 부르며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8년 뒤, 갑작스러운 송환 명령이 내려지면서 이들은 다시 한 번 가슴 아픈 이별을 맞게 된다.
영화에는 폴란드 전 대통령 브로니스와프 코모로프스키와 그의 어머니를 비롯해, 당시 아이들을 돌본 교사, 보육원 관계자, 시민들의 증언이 담겨 있어, 기록되지 않았던 기억을 살아 있는 목소리로 되살린다. 잊혀진 여정을 따라, 배우이자 감독인 추상미와 탈북 여성 이송이 함께 그 길을 되짚는다. 남과 북, 서로 다른 경계를 넘어 한 기억 위에 포개지는 두 사람의 여정을 통해, 영화는 전쟁을 넘어선 인간애의 본질을 되묻는다.

추상미 감독은 “사랑의 본질은 인종, 국적, 나이 같은 모든 장벽을 초월한다”며, “그 사랑을 가능하게 만든 힘이 무엇인지에 대한 탐구이기도 했다”고 밝혔고 이송은 “북한에서 왔다는 나에게 따뜻한 포옹을 건넨 폴란드 선생님들의 눈물을 보며, 내 상처가 공감과 연대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전쟁의 흔적을 기록하고, 세대와 국경을 넘어 기억을 잇는 이야기. 오는 6월 23일부터 25일까지 오전 8시 30분 아리랑TV를 통해 전 세계로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