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빙하기? 그건 남 얘기…100만원 받고 면접 보러가는 그들

2025-12-13

채용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는데 인공지능(AI) 인재들에겐 기업들이 먼저 지갑을 연다. 면접만 봐도 100만원을 주는 등 AI 인재 쟁탈전은 정보기술(IT) 기업을 넘어 유통·식품·콘텐트 업계로까지 번지고 있다.

불닭볶음면 회사도 ‘AI 인재’

12일 재계에 따르면 ‘불닭볶음면’으로 잘 알려진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를 비롯해 올리브영, 무신사, 샌드박스네트워크 등 유통·콘텐트 기업들이 잇따라 AI 엔지니어 채용에 나섰다.

특히 삼양식품은 채용 공고에서 “틱토커에게 콘텐트 아이디어와 제작을 돕는 AI를 제공해 수익화까지 이어지도록 돕겠다”고 명시했다. 단순히 제품을 홍보하는 수준을 넘어, 틱톡·유튜브 생태계 안에서 바이럴 콘텐트가 만들어지고 확산하는 전 과정을 AI로 설계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삼양은 유튜브·틱톡을 중심으로 ‘매운 맛 챌린지’ 마케팅과 국가별 소비 반응을 반영한 현지 맞춤형 신제품 출시 전략으로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키워왔다. 이 같은 바이럴 전략을 보다 정교화·자동화하기 위해 AI 인력 채용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구독자 100만 유튜버’들이 다수 소속된 샌드박스네트워크 역시 AI 인재 채용 공고에 “댓글 여론을 분석하는 리스크 모니터링 시스템(일명 ‘나락 감지기’) 개발”을 내걸었다. 콘텐트 확산 속도가 빠른 플랫폼 환경에서 여론 변화와 평판 리스크를 조기에 감지하는 능력이 곧 사업 안정성과 직결된다는 판단이다.

올리브영과 무신사 등 유통 플랫폼 기업들은 고객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 정확도를 높이고, 재고 파악 등 주요 운영 업무를 자동화하는 AI 에이전트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구매 후기 이벤트 참여 등 관련 데이터가 폭증하면서 ‘AI 없이는 시장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수학 경시대회 출신’ 찾습니다

고급 AI 인재 확보 경쟁은 이미 치열하다. 금융 스타트업 토스는 올해 상반기 AI 직군에 한해 서류 전형 합격자 전원에게 100만원을 지급했다. AI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정규직 채용 절차를 통과하면 합격비로 2000만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AI 개발자수 자체는 늘었지만, 상당수가 경력이 짧은 저연차라 기업이 원하는 고급 AI 역량과 괴리가 크다 보니 파격 대우를 제시한 것이다. 단순 코딩 능력보다 창의적이고 기발한 모델링 역량이 중요해지면서 채용 공고에서 ‘수학·물리 올림피아드 수상자 우대’를 명시한 기업들도 등장했다.

채용 플랫폼 잡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AI 키워드가 포함된 채용 공고는 3년 전보다 31.5%, 5년 전보다 141.3% 증가했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개발 직군 뿐 아니라 기획·마케팅·유통 등 비개발 직군에서도 AI 활용 역량을 요구하는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테크기업과 비교하면 한국은 임금 등 보상 체계가 상대적으로 경직돼 있어 우수 인재를 선점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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