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자금, 왜 뉴캐슬을 ‘우승 후보’로 만들지 못했나…재정은 세계 최고인데

2025-11-04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구단주를 보유한 팀. 하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여전히 우승권과는 거리가 멀다.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기금(Public Investment Fund·PIF)이 구단 지분 80%를 인수한 지 4년이 지났지만, 기대한 ‘첼시식 변혁’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영국 매체 가디언이 4일 냉정하게 비판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 1-3 패배 후 에디 하우 감독은 드물게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전반은 거의 모든 선수를 교체하고 싶을 정도였다”며 “감독으로 부임한 뒤 이런 감정을 느낀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하우는 하프타임에 세 명을 한꺼번에 교체하며 팀 분위기를 흔들었지만, 경기 흐름은 달라지지 않았다.

뉴캐슬은 ‘명목상’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구단이다. 그런데 지출은 제한적이다. 핵심 이유는 ‘재정적 지속가능성 규정(PSR·Profit and Sustainability Rules)’ 때문이다. 과거 로만 아브라모비치(첼시)나 셰이크 만수르(맨체스터시티)가 구단을 인수할 당시에는 이런 규제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는 아무리 부유한 구단이라도 일정 한도 이상 자본을 투입할 수 없다. 뉴캐슬은 이 규정 때문에 대형 투자에 신중할 수밖에 없지만, 전문가들은 “필요 이상으로 조심스럽다”고 지적한다. 가디언은 “PSR에서 경기장 증축이나 훈련장 개선 같은 인프라 투자는 예외로 인정된다. 수입 증대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세인트 제임스 파크의 확장 또는 신축이지만, 뉴캐슬은 수년째 실질적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심 중심부에 위치한 현재 경기장은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에 둘러싸여 확장이 어렵다. 지난 3월 인근 리즈스 파크로 이전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이후 논의는 멈췄다. 이는 PIF가 최근 사우디 국내 프로젝트에 집중하며 해외 투자에서 한발 물러난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뉴캐슬의 재정 전략 혼선은 알렉산데르 이삭 이적 문제에서도 드러났다. 자금 순환을 위해 이적이 불가피했지만, 구단은 이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지 못한 채 이적을 막았다. 결과적으로 새 시즌 초반 팀 분위기는 답답했다. 닉 볼테마데, 요안 위사, 제이컵 램지, 말리크 티아우, 앤서니 일랑가 등 여러 신입 선수들이 합류했지만, 시즌 초반 6경기 1승이라는 부진으로 출발했다. 이후 5승 1패로 반등하며 안정세를 찾았으나, 웨스트햄전 완패로 다시 불안감이 커졌다. 하우 감독 특유의 공격적이고 에너지 집약적인 축구가 일정 누적과 부상 변수로 흔들린 것이다.

뉴캐슬은 3승3무4패, 승점 12로 리그 13위에 머물고 있다. 현재 페이스로는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물론, ‘타이틀 도전’은 요원하다. 사우디 자본 유입은 뉴캐슬을 부자로 만들었지만, 우승팀으로 만들지는 못했다. 가디언은 “뉴캐슬 상황은 ‘자금력’과 ‘경쟁력’이 일치하지 않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며 “아무리 큰 자본을 가진 구단이라도, 재정 규제와 운영 철학 부재 속에서는 단기간의 변혁이 불가능하다. 자본 크기보다 ‘방향의 명확성’을 먼저 세워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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